중국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한국 시장에 다시 도전한다. 지난 2005년 말부터 2006년 상반기까지 광전송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다가 사업을 접었던 때로부터 2년여만이다.
이번에는 광장비 등 유선뿐 아니라 무선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 KT·SK텔레콤·KTF 등 통신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차세대 통신장비를 공급하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전략 변화에 맞춰 다음달 초 화웨이코리아 리처드 창 대표가 한국시장 재공략을 위한 공식 행사를 할 예정이다.
◇관심 분야를 무선으로 확대= 최근 화웨이는 사업 영역을 광전송 장비와 같은 전송 인프라로부터 펨토셀 등 차세대 유무선 통합 장비들로 확대하고 있다. 시장 반응도 괜찮은 편이다. 올들어 일부 이동통신 사업자에게는 시험용 장비를 공급하기도 했다.
실제 화웨이는 지난 2월 SK텔레콤과 펨토셀 기술 개발 협력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진행된 KTF의 펨토셀 공급 업체 선정에서도 4개의 지명 정보제안요청서(RFI) 대상 업체로 선정됐다. 4개 업체 중에서도 가장 먼저 장비 평가까지 마친 상황이다.
지난 4월 말에는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들에게 코어망 장비를 꾸준히 공급해온 인스프리트(대표 이창석)와 이동통신용 솔루션·시스템 공급과 구축, 제품 공동 개발과 마케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인스프리트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도우면서, 국내에서는 이 회사를 통해 이동통신 네트워크 시스템 공급을 타진하기 위해서다. 또 지난 1분기에 SK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의 지분 확대를 조건으로 화웨이의 장비 도입을 확대하는 방안까지 논의했다. 보류되기는 했지만, 중국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뒤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로 공략= 화웨이에 대한 통신시장의 보편적 인식은 ‘저가 제품’이다. 이 같은 인식과 달리 화웨이는 국내에서 가격 경쟁력에 집착하지 않았다. 광전송 장비를 비롯한 제품들에 최고 기술을 접목해 선보였던 것이다. 지난 2005년 말을 전후해 KT에 공급한 제품도 광전송 장비의 하나인 ‘MSPP’였고, 최근 참여한 KT의 지능형 파장분할 다중전송 장비(I-WDM) 공급 경쟁도 마찬가지다. 조만간 한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인 패킷 모바일 전송 솔루션인 ‘IP타임(Time)’과 이기종 솔루션 간의 장거리 광전송 장비인 40기가 수퍼 파장분할 다중(WDM) 솔루션 등도 최첨단 장비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품 출시 일정을 미리 발표하는 등의 움직임은 화웨이가 잠행을 끝내고, 국내 통신시장의 수면 위로 부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며 “‘롱 텀 이볼루션(LTE)’ 등 국내 차세대 통신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장기 포석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한편 화웨이는 직원 6만9000여명 중 48%가 연구개발(R&D) 인력이고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재투자한다. 중국 내 연구소만 12개에 달하며, 지난해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출원한 지식재산권만 1365건(세계 4위)이다. 지난해 매출 160억달러로 해외 매출 비중만 70%에 달한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