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서브 프라임 사태의 영향으로 수개월간 잠자고 있던 인도 기업공개(IPO) 시장이 부활을 위한 중대 기로에 놓였다.
최근 인도 정부가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국영 통신기업 IPO에 착수하면서 이번 IPO의 성공 여부가 그동안 정치권의 입김으로 더뎌졌던 기업 투자 촉진은 물론 위축됐던 아시아지역 IPO를 활성화하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인도 정보통신부가 인도 최대 국영 통신기업인 ‘바라트 산차르 니감(BSNL)’의 주식 10%를 공개 매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IPO 규모는 인도 증시 사상 최대인 100억 달러로, 인도 정부가 향후 4년간 진행할 국가 소유 기업에 대한 이른바 ‘투자회수(disinvestment)’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특히 BSNL의 IPO는 올초 전력회사 릴라이언스파워가 30억 달러 규모의 IPO로 주목받은 이후 침체 일로를 걸어온 인도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다봤다.
미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인도 증시에서 인도 센섹스 30 지수는 25% 이상 추락하면서 최소 19개 이상의 기업들이 당초 계획했던 총 20억 달러 규모의 IPO를 연기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BSNL의 IPO가 ‘적정 가격에 진행될 경우 투자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이라면서도 인도 증시에 대한 불안감 해소와 BSNL 노조의 반대 등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고 분석했다.
인도 정통부는 최근 BSNL 노조측에 IPO에 앞서 주당 10루피에 직원당 500주를 나눠주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애널리스트들은 다만 최근 만모한 싱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권이 신임투표를 통과하면서 인도의 경제개혁 정책이 연립여당 내 공산당 등 좌파 정당의 방해를 받지 않고 진행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낙관적 전망도 제시했다.
뭄바이의 퍼스트글로벌시큐리티즈의 히테쉬 쿠벨카르 애널리스트는 “BSNL과 같은 국영기업이 바르티에어텔·릴라이언스커뮤니케이션즈 등 민영기업에 비해 성장이 더딘 배경에는 정치적 입김과 관료주의의 장벽이 작용했다”며 “이번 공모를 통해 BSNL이 급성장하는 인도 통신 시장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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