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에게 듣는 문화콘텐츠 창작](3) 김유경 부즈 부사장

[명장에게 듣는 문화콘텐츠 창작](3) 김유경 부즈 부사장

 전세계 150여개국에 3000개의 상품이 팔리는 토종 캐릭터. 지난해 전세계에서 라이선스 수익만 88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한국 캐릭터 산업의 신화를 쓰고 있는 뿌까의 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2000년에 인터넷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해, 휴대폰 액세서리로 첫 부가사업을 시작한 뿌까는 기존 캐릭터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미디어 전략을 토대로 탄생했다.

 김유경 부즈 부사장은 “뿌까를 만들 때 클래식 캐릭터로써 키티의 브랜드와 월트 디즈니의 미디어 전개력을 닮고 싶었다”며 “처음 소재부터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요소를 찾으려고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사랑이라는 모티브를 찾아냈다”고 뿌까의 탄생 배경을 말했다.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미키마우스나 키티처럼 동물이 아닌 사람이 적합하다고 착안했고, 성인보다는 어린 소녀가 어울릴 거라는 판단에서 뿌까가 태어나기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소재를 결정한 이후에는 캐릭터의 외형과 성격을 표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기존의 수동적인 여성상을 뛰어넘는 능동적인 여성을 설정했고, 국경도 오리엔탈을 표방하되 무국적성을 추구했다고 한다.

 김 부사장은 “미키마우스나 키티, 피카추처럼 성공한 캐릭터를 봤을 때 자기 나라의 색깔을 표방하는 캐릭터가 없다는 데 착안했다”고 전했다.

 캐릭터의 외형은 ‘단순함’에 초점을 맞췄다. 다양한 상품화 전략을 위해서 생략할 수 있는 데로 생략하다 보니 뿌까의 트레이드 마크인 실눈과 만두모양 머리 스타일이 탄생했다. 여기에 기존 캐릭터에서 쓰지 않는 색상인 빨강과 검정을 과감하게 도입했다. 이 역시 다양한 상품을 분석해 충분한 가능성을 감지한 데 따른 판단이었다.

 이렇게 탄생된 캐릭터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미디어 전략으로는 인터넷을 선택했다. 김 부사장은 “월트 디즈니의 매체 전략을 따르기에는 자금력이 부족했고, 인터넷이 진입 장벽이 낮으면서도 전세계적인 파급력을 갖고 있고, 때마침 국내외에서 플래시 애니메이션에 대한 곤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에 대사를 최소화하고 찰리 채플린식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도입해 세계에서도 통하도록 했다.

뿌까는 미디어 전략과 동시에 상품화 전략도 준비해서,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얻자 휴대폰 액세서리를 중심으로 하나씩 상품화 전략을 전개해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280개의 뿌까숍이 있고,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인 베네통에도 뿌까가 들어가 있다.

 김 부사장은 “뿌까는 키티나 기타 성공한 클래식 캐릭터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새롭게 이슈가 되는 매체에 뿌까 콘텐츠를 접목해 영속성을 부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강연은 기획 창작 아카데미 수업 일환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기업, 지자체, 변호사 등 현업 종사자들이 참여해 뿌까의 선공전략을 배우려는 업계의 관심을 보여줬다.

이수운기자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