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북한은 IT· 관광산업 적극 활용해야

[통일칼럼]북한은 IT· 관광산업 적극 활용해야

 50대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북한은 아직도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북한에서 이번과 같은 사고가 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관광객에게 허용된 행동반경이 지나치게 좁아서다. 금강산 관광객은 숙소·온천·해수욕장·등산로 등 허용된 장소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내가 지난 2003년 네팔에서 경험한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당시 나는 대학생들과 함께 한글 및 IT 교육을 위해 네팔 수도 카트만두시와 지방도시를 돌아다녔다. 그 당시 네팔은 내전 중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전투 중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관광객 보호는 철저했다. 차량 전면에 ‘Tourist’라는 팻말만 있으면 전투를 멈추고 안전하게 차량을 통과시켜 주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 이는 네팔 외화 소득의 90%가 관광산업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만약 사고로 관광객이 끊어진다면 외화수입이 줄어들게 되고, 네팔 2300만 국민은 식량난으로 굶주려야 한다.

 또 나는 지난 5월 초 과학기술서적 100만권 보내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1차분 1만4000권을 평양을 방문해 평양과학기술대학교에 기증한 바 있다. 당시 새벽에 보통강 호텔에서 500m 떨어진 곳까지 조깅하다 적발됐다. 그런데 도서를 보내줘서 고맙다는 얘기는 듣지 못할망정 조선공화국의 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벌금을 물어야 했다. 돌아와 국회도서관에 있는 북한법률을 들쳐보니 어디에도 이와 관련된 규정은 없었다.

 요즈음 평양은 국제도시화 건설을 위해 다양한 사업이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최고층 유경호텔도 공사 중단 15년 만에 사우디아라비아의 투자를 받아 재건설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북한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은 2002년 시작된 ‘평양시 현대화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에 맞춰 작년 말부터 ‘국제 도시화 계획’을 추진, 현재 상업거리 조성 등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시작된 ‘평양 국제도시화 계획’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이 계획은 김정일 위원장이 70세가 되는 2012년에 맞추어 북한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의 일환으로, 김 위원장의 매제인 노동당 장성택 행정부장 주도 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도시란 인터넷을 국가 간에 마음껏 사용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휴대폰을 사용하는 개방과 자유가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런데 세계 200여 국가 중 북한만이 새벽에 초병이 관광객을 사살하고, 조깅을 이유로 벌금을 부과한다.

 사회 인프라만 있으면, 단기간에 외화를 벌 수 있는 것이 관광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관광사업과 함께 북한이 잘살려면 인도가 급성장한 배경인 IT 아웃소싱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북한은 인도와 같이 수학을 잘하는 IT 개발 인재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남한은 질 높은 IT 개발인력이 부족해 외국 인력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 IT 인재는 우수한 대학 출신으로 질 높은 프로그램도 개발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 개발자는 본 것이 적어 설계에는 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남한에서 SW를 설계하고 북한의 인재들이 코딩을 한다면 세계적인 명품 SW를 개발할 수 있다. SW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짐에도 남한은 SW 개발인재 확보를 소홀히 하고 있다. 이제 북한의 인재를 활용할 때가 되었다.

 최성/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 sstar@n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