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C, 잔여주파수 처리 내달 결정 임박

 내년 2월 미 아날로그TV의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방송 및 IT업계의 핫 이슈로 부상해온 일명 ‘잔여 주파수(White space)’의 운명이 이르면 내달쯤 결정된다. 그러나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최근 실시한 신호 간섭 테스트에서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할 만한 확실한 해답을 얻지 못해 이를 둘러싼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내달 FCC는 잔여 주파수 처리를 앞두고 지난 8개월간 실시해온 테스트 결과 발표와 함께 남는 주파수 대역을 IT사업자에게 할당할 지 여부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화이트 스페이스’로 불리는 잔여 주파수는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 이후 발생하는 유휴 주파수 대역으로, 그동안 구글·모토로라 등 IT사업자들은 이를 별도의 허가 없이 초고속 무선 서비스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며 FCC측에 강력히 요구해왔다.

잔여 주파수는 현재 일부 무선 서비스용으로 사용중인 주파수와 달리 건물 등을 투과해 신호 도달 거리가 길다는 장점이 있다. IT사업자들은 특히 이 주파수 대역을 사용할 경우 안테나를 적게 설치하고도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무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FCC를 설득해왔다.

이에 대해 케빈 마틴 FCC 의장은 “FCC는 활용 가치가 매우 높은 잔여 주파수 대역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소비자 관점에서 이 대역의 활용 방안을 찾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언급해 어떻게든 결론을 내리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방송사업자들은 현재 사용중인 주파수와의 간섭 가능성 등을 제기하면서 IT사업자들과 첨예한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방송 서비스 관계자들은 최근 FCC가 실시한 관련 필드 테스트에서 신호 간섭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킬 만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데니스 와튼 전미방송사업자협회 대변인은 “FCC의 테스트가 실패를 거듭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청자들에게 선명한 TV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여전히 팽배해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최근 FCC는 필립스일렉트로닉스가 디자인한 프로토타입 기기를 통해 연구소 외에 미식축구경기장,극장 등에서 신호 테스트를 실시했으나 실험 결과는 안정적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