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삼킨 기업’ 릴라이언스 그룹이 이번엔 글로벌 모바일 콘텐츠 시장을 삼킬 태세다. 지난 6월 스티븐 스필버그의 드림웍스와의 합작 영화사 설립 발표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데 이어 최근 미국의 모바일 게임 업체 인수에 착수했다.
이같은 계획이 실현될 경우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 미 휴대폰 콘텐츠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필두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릴라이언스 그룹의 야망이 한층 구체화될 전망이다.
◇릴라이언스ADA의 거침없는 도전=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3%와 수출의 15%를 차지하는 인도 제 1의 그룹 릴라이언스는 형 무케시 암바니가 이끄는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그룹과 동생 아닐 암바니가 운영하는 릴라이언스ADA그룹으로 나뉘어진다.
이중 아닐 암바니 회장의 릴라이언스ADA그룹은 금융·전력·통신·엔터테인먼트 등 신성장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계열사인 릴라이언스빅엔터테인먼트(RBE)는 전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무려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스필버그의 영화사 드림웍스SKG와 15억 달러 규모의 합작 영화사를 설립키로 하는 한편 조지클루니, 브래드피트 등이 운영하는 프로덕션과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내 200여개 극장도 사들여 ‘발리우드’ 영화 배급을 위한 탄탄한 배급망까지 갖췄다.
◇모바일 콘텐츠 시장 눈독= 이처럼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아닐 암바니 회장이 이번엔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릴라이언스ADA그룹이 헐리우드 대형 스크린을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데 이어 ‘휴대폰의 소형 스크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릴라이언스ADA는 최근 휴대폰용 게임 및 벨소리를 제작, 배포하는 미국 주요 모바일 콘텐츠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외신은 인수 대상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기업은 기업 가치가 1억 달러 이상인 대표 기업 ‘글루모바일’, 모바일용 기타히어로Ⅲ의 제작사 ‘핸즈온모바일’ 등이라고 덧붙였다.
◇전세계 콘텐츠 유통망 구축= RBE는 특히 모바일 게임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에서 이 부문 산업 전망이 밝은데다 2억7800만의 휴대폰 가입자를 보유한 인도 내수 시장은 물론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45억 달러에 이른다.
라제쉬 소니(Rajesh Sawhney) RBE 사장은 “이번 인수 시도는 전세계에 걸친 모바일 콘텐츠 유통 모델을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릴라이언스ADA는 모바일 콘텐츠 업체 인수와 병행해 메이저 브랜드들로부터 콘텐츠 판권을 사들이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것이 만만치 않지만 릴라이언스가 인도 내 자사의 5000만 휴대폰 가입자를 대상으로 콘텐츠 사업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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