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용 정보통신 보조기기 열전

장애인용 정보통신 보조기기 열전

 “엄마, 유원철 선수가 체조 평행봉에서 은메달을 땄대요. 중국의 리샤오펑 선수에 0.2점 뒤졌대요. 아이, 아까워라.”

6살 때 사고로 시각장애를 갖게 된 은아(10)는 올림픽 경기에 대한 뉴스를 인터넷을 통해 듣는다. 은아는 특히 체조를 좋아해 관련 뉴스를 빠짐없이 챙긴다. 모두 ‘스크린리더’라는 제품을 설치한 덕분이다.

◇정보화 그늘을 최소화한다=장애인들에게 정보통신과 인터넷은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겐 손쉬운 정보통신 서비스가 장애인들에겐 넘기 힘든 장벽이 되곤 한다. 이를 해소할 수 있게 돕는 장치가 정보통신 보조기기로, 기술 발전에 힘입어 제품이 다양화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지난 2003년부터 장애인을 대상으로 정보통신 보조기기를 보급해왔다. 올해도 모두 40개 품목의 정보통신 보조기기와 특수 소프트웨어(SW)를 오는 11월 5000여명에게 보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시각장애인이 학교나 직장에서 프레젠테이션과 통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사무용 스크린리더(음성변환출력 SW)와 도서·공산품에 인쇄된 내용을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음성으로 들려주는 바코드 리더기가 새로 포함됐다.

또 지체 및 뇌병변 장애인의 얼굴이나 안경에 특정 반사체를 붙여 컴퓨터 사용이 가능하도록 한 특수마우스와 침대에서 생활하는 사지마비 장애인을 위한 입·출력 보조패키지 등도 포함됐다.

제품도 다양하다. 시각장애인용 독서확대기 ‘아크로뱃 LCD’ 언어장애인용 의사소통 보조기기 ‘오케이톡톡’ 지체장애인용 특수마우스 ‘조우스2’ 청각장애인용 음성확대기 ‘하하’ 시각장애인용 음성출력기 ‘보이스아이라이프’ 지체장애인용 특수마우스 ‘3발 머리마우스’ 청각장애인용 골도음향청취기 ‘조이텐’ 등이 있다.

◇기술과 비용 지원으로 더 다양한 제품 개발돼야=정부는 국내 정보통신 보조기기 시장의 61%를 차지하고 있는 값비싼 외국산 제품을 대체하고 국산화를 증진시키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보조기기 개발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2007년까지 개발지원을 받아 상용화된 총 14개의 제품 중 헤드마우스 등 9종이 총 758대 보급됐다. 올해도 4개 과제가 개발되고 있다.

정보통신 보조기기 개발업체는 비쥬얼렛, 욱성전자, 힘스코리아, 유비큐, 원진에이티, 트루시스템, 에이디정보통신, 엑스비전테크놀로지, 이알씨네트웍스, 씨프로그, 에스비엔테크, 케이엠텍, 모이텍, 유타스, 티미스솔루션스, 지피전자, 토모텍 등 대부분 중소기업들이다.

그러나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정보통신 보조기기는 시장이 워낙 협소하기 때문에 제품의 가격을 낮추기가 어렵다”며 “해외시장 개척 등을 통해 시장을 넓히는 방안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 구매금액 지원해 장애인 부담 줄여=정보통신 보조기기는 제품 가격의 80%를 정부가 지원하고 나머지 20%를 본인이 부담해 구매한다.

올해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및 차상위 계층 장애인에겐 개인 부담금의 50%를 추가로 지원한다. 또 기존에 보조기기를 보급받은 경우 5년 이내 동일유형 기기를 신청할 수 없게 했던 방침을 바꿔 보조기기별 재지급 기한을 2∼5년으로 줄였다. 기능 및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다시 신청할 수 있게 돼 많은 장애인들이 최신 보조기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