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장비 업계가 분주하다.
연초부터 계속되던 기업간 인수합병 움직임이 8월 전후해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달 28일 브로케이드가 파운드리네트웍스를 인수한 이후 12일 모토로라가 무선랜 보안 분야 1위 기업인 에어디펜스를 인수했으며, 16일 HP가 무선랜 업체인 콜루브리스를 인수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트라페즈가 케이블 회사인 벨덴에 인수됐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나면, 국내 협력사와 고객 등 네트워크 업계 전반의 구도가 크게 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예고된 M&A=언급된 인수합병은 모두 한달 이내에 발표된 것들이다. 또 인수·피인수 기업 모두 국내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지난 2006년 활발하게 일어났던 알카텔·루슨트, 노키아·지멘스 등 대형 통신장비 회사간 합병과는 또 다른 의미다. 당시의 합병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면, 이번 기업들의 인수합병은 영역 확장에 의미를 두고 있다. 특히 기업시장에서의 지배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형사간 합병이 구조조정을 불러왔다면,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인수합병은 조정을 넘어 치열한 시장 경쟁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콜루브리스 인수한 HP의 네트워크 시장 전략과 지난해 심볼 인수에 이어 에어디펜스를 인수해 무선랜 분야를 대폭 강화한 모토로라의 사례가 이에 해당된다. 또, 파운드리를 인수로 스토리지 네트워크 전문업체에서 데이터 전송 부분의 모든 제품군을 갖춘 업체로 거듭난 브로케이드, 통신장비로 시장을 확대하는 케이블 회사인 벨덴 등도 시장 확대가 목적이다.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신규업체 진출도 ‘활발’=이 같은 인수합병 움직임에 신규 업체들의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지난 10일 데이터센터용 스위치 전문업체인 블레이드네트워크테크놀로지가 한국 진출을 공식 발표했으며, 21일에는 멀티미디어 전송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무선랜업체인 루커스와이어리스가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모두 한국 시장에는 첫선을 보이는 기업들이다.
또 다음달 4일 국내 첫 기자 회견을 앞둔 화웨이나 지난 5월부터 다시 활발한 활동에 나서고 있는 에릭슨도 국내 네트워크 시장의 역학구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기업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다국적 기업들의 인수합병(M&A)과 신규 기업들의 진출과 이에 따른 기존 기업의 대응 등이 연쇄 반응을 일으킬 것”이라며 “국내 협력사는 물론 고객 등 네트워크 시장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