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미만 이용 불가 게임을 종목으로 하는 e스포츠대회인 ‘엘리트학생복 스쿨리그 2008’이 지난 3년간 초등학생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이 대회 후원기관 중에는 게임 가능 연령 심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들어 있어 정부가 스스로 등급제를 어긴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BC게임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e스포츠협회, 엘리트학생복이 후원하는 ‘엘리트학생복 스쿨리그 2008’이 내달 21일부터 4회째 열린다.
이 행사는 스타크래프트를 종목으로 하는 전국 초중고교 대항 e스포츠대회로 총 상금은 2600만원 규모이며 10월 12일까지 온라인예선을 거쳐 내년 3월 7일까지 오프라인 본선이 치러진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는 12세 미만 이용 불가 게임인데도 이 행사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작년까지 3년 동안이나 계속 초등학생 참가를 허용해왔다.
12세 미만 이용 불가 게임대회에 초등학생 참가가 가능하냐는 지적에 대해 주최 측은 “청소년의 건전한 놀이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로 대회를 만들었지만 등급제를 미리 고려하지 못해 유감”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회를 후원하는 엘리트학생복 측은 “25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참가 접수를 받고 있으며 초중고교 재학생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엘리트학생복 측은 특히 “온라인 예선을 PC방에서만 치를 수 있었던 작년 대회와 달리 올해는 장소를 제한하지 않아 초등학생들의 참가가 대폭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년 동안 등급제에 대해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이 대회를 후원해 온 문화부 측은 “후원 요청을 받았지만 아직 내부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해명했다.
문화부는 게임물등급위원회를 통해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모든 게임에 대해 이용 가능 연령을 규정하는 등급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등급제를 지키지 않고 게임을 서비스하면 해당 사업자는 게임산업진흥법 46조 3항에 의거해 징역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