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중 IT·과기 협력 기대된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과 제3차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지난 5월 말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면적 협력 동반자’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한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날 한중은 전자정보통신과 신에너지 같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해 두 나라 간 돈독한 관계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작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진출 기업 수가 4만7000개를 넘은 중국은 우리의 최대 수출국이자 교역국이다. 지난해 한중 교역액은 1599억달러를 기록하며 우리나라 전체 교역액의 20%를 크게 넘었다. 투자 역시 37억달러에 달하며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의 해외 투자 대상국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중국을 빼놓고 우리 경제를 논하기 힘든 실정이다. 매년 7∼8%의 고도 성장을 구가해온 중국이 우리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현재까지의 한중 관계 모습만 보면 위기보다는 기회로 작용한 면이 많다.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저렴한 임금이 바탕이 된 노동집약 업종이 각광받았던 중국은 이제 이동통신, 첨단 부품·소재 같은 IT와 환경, 연구개발(R&D) 같은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에 강화된 한중 관계를 바탕으로 우리 기업이 이들 분야에서 보다 많은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 SK텔레콤을 비롯한 SK그룹이 최근 중국 선전과 홍콩, 마카오를 잇는 중국 정부의 거대한 IT·바이오 벨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한 데서 알 수 있듯 한중 간 전자정보 및 과학기술 협력은 늘고 있는 추세다. 우리가 IT 및 과학기술 분야의 한중 협력에 관심을 쏟아야 하는 것은 중국이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소비대국일 뿐 아니라 기술력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우주 분야가 대표적이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자국 최초 달 탐사 위성 ‘창어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데 이어 케네디 우주센터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우주 테마파크도 계획하고 있는 우주강국이다. 대륙·해양을 넘어 우주로 가야 하는 우리에게 중국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기술인력 분야에서도 협력할 여지는 많다. 소프트웨어 생산액이 5000억위안이 넘는 중국은 이미 미국, 인도, 일본에 이어 네 번째 소프트웨어 생산국으로 13억 인구에서 나오는 엄청난 수의 질 좋은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개발자 부족을 호소하는 우리 중소 소프트웨어업체들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한중 두 나라는 앞으로 FTA를 체결하고 오는 2010년까지 교역액을 2000억달러로 높여야 하는 등 힘을 합쳐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IT와 과학기술이 그 첨병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