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상품을 대거 앞세운 하나로텔레콤이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변수로 떠올랐다.
본격적인 통신시장 성수기를 앞두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신규 모집 정지라는 제재를 받은 KT와 LG파워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된 반면에 ‘미리 매를 맞은’ 하나로텔레콤이 강력한 공세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T와 LG파워콤의 영업정지는 KT·KTF,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의 결합상품 판매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9월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KT와 LG파워콤의 영업정지는 KT(KTF)와 하나로텔레콤(SK텔레콤), LG파워콤(LG텔레콤) 등 그룹 간 통신시장 주도권 경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로텔레콤 약진 ‘절호의 찬스’=하나로텔레콤은 KT와 LG파워콤의 영업정지 기간에 지난 40일간 빼앗긴 가입자를 만회할 수 있는 호기로 예상하고 있다.
40일 영업정지 기간 동안 가입자 이탈을 경험한 하나로텔레콤은 KT와 LG파워콤 또한 영업정지 기간에 같은 경험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영업정지 해제 이후 SK텔레콤과 협력해 내놓은 결합상품을 중심으로, 고객과의 대면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의견을 내놨다.
이는 하나로텔레콤의 자신감과 다름없다. 현재 KT 및 LG 통신그룹과 SK텔레콤·하나로텔레콤이 예외 없이 초고속인터넷과 이동전화 등을 묶은 할인 상품을 대거 내놓으면서 결합상품 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나로텔레콤만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쟁사의 손발을 묶어놓고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특히 SK텔레콤의 2300만명에 이르는 가입자 기반과 전국 대리점을 활용해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는만큼 그 파급효과는 예상보다 클 것이란 전망이다.
◇KT·LG파워콤 해법은?=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은 초고속인터넷 영업정지가 풀린 이후 결합상품 판매에 시동을 걸고 있다. 결합상품 시장이 초기인데다 이제까지 성과가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의 시너지 효과는 성수기인 9월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KT와 LG파워콤은 초고속인터넷 신규 가입자 모집 정지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결합상품 시장에서는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T와 LG파워콤이 비록 초고속인터넷 신규 가입자 모집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결합상품은 기존 가입자가 주요 대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합상품 경쟁구도가 요동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KT와 LG파워콤은 “초고속인터넷 신규 가입자 모집이 정지된다하더라도 결합상품은 크게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가입자의 결합상품 가입을 최대한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원배·황지혜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