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두번째 도전`

아마존의 `두번째 도전`

 아마존이 야심차게 내놓은 전자책 ‘킨들’의 두 번째 버전이 나온다.

 27일 비즈니스위크, 테크크런치 등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이르면 9∼10월 중 성능을 대폭 강화한 ‘킨들2’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킨들은 지금까지 수십만대 이상 팔리며 출판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 넣었지만, 2%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에 버금가는 서적 업계의 ‘대규모 열풍’이 형성되지 못했던 것.

 현재 소식통들은 ‘킨들 혁명’은 이제부터라는 분위기다. 비즈니스위크는 킨들 사정에 정통한 취재원의 말을 인용, “킨들2는 한단계 진화한 것이 아니라 4∼5단계 진화한 제품”이라면서 “애플의 첫 번째 ‘아이팟’이 ‘아이팟미니’로 진화한 것만큼이나 큰 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더 얇고 더 세련된 인터페이스 = 차세대 킨들은 2가지 버전으로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첫 번째 버전은 약점으로 지적받아 온 디자인을 크게 개선했다는 것이다.

 눈에 띄게 얇아지고 가격도 훨씬 저렴해진다. 현재 킨들 가격은 359달러. 대중화를 노리는 새 버전은 299달러, 심지어 249달러까지 인하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특히 책 페이지를 쉽고 실감나게 넘길 수 있도록 버튼 크기가 조정되는 등 전반적인 인터페이스가 애플 ‘아이팟’처럼 직관적으로 변화된다. ‘전염성 높은 세련된(infectiously-cool)’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산업 전문 디자인 업체 프로그디자인(Frogdesign) 출신의 디자이너를 고용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학생 시장을 겨냥하라 = 킨들의 두번째 버전은 대형 LCD 화면을 채용한 학생용 전자책이다. 젊은 구독층을 확보하기 위해 단일한 색이 아니라 다양한 색상이 도입된다. 길이는 7.5인치, 너비는 5.3인치, 두께는 0.7인치, 무게는 10온스, 가격은 359달러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 버전은 내년 초에 선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맥아담스 라이트 레이건의 팀 부에네만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은 여러 개의 새로운 킨들 모델 출시 준비를 이미 마쳤다”고 말했다.

 ◇베조스, “10억달러 시장으로 키운다” =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베조스 CEO의 킨들에 대한 애착이다.

 베조스 CEO는 차세대 버전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지만, 주변 지인들은 그가 킨들에 대한 강력한 애착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 초창기 시절부터 베조스의 지원자였던 존 도어 벤처 캐피탈리스트(클라이너 퍼킨스)는 “베조스는 장기적으로 킨들을 성공시키기 위해 무척 심각하다(dead serious)”라면서 “그는 킨들이 머지 않은 시기에 10억달러(1조원) 비즈니스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위크는 그가 ‘진정한 디지털 미디어 권력’이 되길 꿈꾼다고 전했다. 이미 아마존의 디지털음악서비스는 애플에 이어 2번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아마존은 비디오 서비스 준비를 마쳤으며 오디오 북서비스를 위한 자회사(Audible.com)도 만들었다.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를 성공시키기 위해 킨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서적은 아마존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품목이며 킨들은 책을 디지털화해 판매하는 첫번째 아마존의 ‘작품’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류현정기자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