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문화적 융합이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고 있는 오늘날을 일컬어 우리는 컨버전스 시대라 부른다.
컨버전스의 사전적 의미는 한곳으로 집합함·집중성·통합 등이며, 수학에서는 수렴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컨버전스는 단순한 통합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두 가지 이상의 업그레이드나 새로운 것이 창조되는 의미로 사용된다.
혹자는 컨버전스에 대해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신비한 프리즘이라고 말했다. 즉 이 프리즘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보고 그 지평을 여는 것은 오로지 그걸 열심히 비춰보는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축복이라고 말이다.
그동안 컨버전스는 휴대폰에 카메라와 MP3플레이어가 결합한 ‘카메라폰’ ‘MP3폰’ 등이 인기를 끌면서 ‘디지털 컨버전스’의 대세를 연출한 바 있다. 이러한 복합 제품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각각의 첨단 기능을 결집시켜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상품을 탄생시켰다는 점이며, 하나만 사면 다른 제품을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각기 다른 기능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당시에는 ‘없어서 못 파는’ 해프닝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컨버전스 바람’이 최근에는 업종 파괴, 업종 융합으로 녹여져 기업 내 새로운 성장기회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우리 회사 또한 40년간 국내를 대표하는 표면처리 전문기업에서 이 사업을 통해 얻어진 독자기술로 새롭게 나노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 우물을 파고,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그 분야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면 성공도 보장할 수 있었지만, 미래에는 업종간 벽을 허물고 결합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진화해 나가야만 미래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한마디로 분업보다는 협업이 중요해지고 있고, 한 가지 기능보다는 다기능 멀티플레이어가 중요하며, 지금까지 ‘분야’라는 용어로 분리됐던 각각의 영역들이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결집할 수 있는 ‘컨버전스’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말이다.
중소기업인으로서의 나도 기업 내 결집과 융화의 요소를 찾아 지속기업으로 가기 위한 지름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찾아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때다.
채병현 케이피엠테크 부사장 bhchai@kpmte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