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B2B 기업의 브랜드

[현장에서]B2B 기업의 브랜드

 사람들은 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애플, 스타벅스, 할리데이비슨, 코카콜라 등을 떠올린다. 이런 브랜드는 B2C 브랜딩 영역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사례다. 이들 기업에 브랜드는 기업의 성공을 확대하는 자산이며 가치 창출의 원동력이다.

B2C와 달리 B2B 영역에서는 브랜드와 관련이 적다고 여겨진다. 브랜드는 오직 소비재 시장에만 국한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B2B 시장의 특성을 살펴보면 브랜드의 필요성이 부각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보통 B2B 기업은 B2C 기업에 비해 고객 수가 적다. B2C 기업은 흔히들 적게는 수천곳에서 많게는 수백만곳이 넘는 고객을 보유하지만 B2B 기업은 1000여곳 또는 그보다 적은 수의 주요 고객이 다수를 차지한다. 따라서 광범위한 광고나 프로모션 대신 타깃화된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이 브랜드 홍보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B2B 기업 사이에서도 브랜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S, IBM, HP, 오라클 등은 모두 세계에서 인정받는 강력한 브랜드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IT서비스를 비롯한 IT기업들이 브랜드 슬로건을 만들어 비전을 선포하는 등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체화하고 있다.

 브랜드는 고객이 감성적인 요인에 따라 비합리적인 구매의사를 결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로부터 자기를 차별화하고 제품, 서비스, 비즈니스 정체성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

 B2B 브랜드 관리 활동의 또 하나 중요한 측면은 브랜드가 단지 고객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임직원, 투자자, 경쟁자 같은 이해관계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기업은 잘 관리된 브랜드를 통해서 얻은 인지도와 선호도로 확대된 시장 영역과 입지를 얻을 수 있다.

 브랜드는 단순히 명칭이나 로고가 아니라 핵심가치, 조직문화 등이 하나의 무형적인 총체적인 개념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제품과 서비스는 모방할 수 있지만 브랜드는 그럴 수 없다. B2B 시장에서도 브랜드가 복잡한 환경 속에서 혼란을 극복하고 잠재 고객의 눈을 끄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전선희 LG엔시스 홍보팀 과장 jeonsunny@lgnsy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