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PC는 세상을 연결하는 ‘창’이다. PC를 통하면 다른 이의 이야기를 접하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다.
하지만 신체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PC는 창이 되지 못한다. 아직도 PC는 키보드와 마우스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 대학이 음성만으로 PC의 커서를 움직이는 ‘보컬 조이스틱’이란 기술을 개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C넷에 따르면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최근 시애틀에서 열린 그노메덱스 콘퍼런스에서 마우스의 커서를 움직이고 클릭도 할 수 있는 음성 인식 기술을 선보였다. ‘보컬 조이스틱’이란 이름의 이 기술은 발음에 따라 마우스 커서가 상하좌우로 움직인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이’의 장음처럼 영단어 ‘feet’의 ‘ee’를 발음하면 왼쪽으로 커서가 이동하고 오른쪽으로 옮기고 싶을 땐 ‘law’의 ‘aw’를 발음하면 하면 되는 식이다.
키보드와 마우스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보컬 조이스틱’이 가장 기초적인 조작 밖에 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도, 게임을 하는 것도 가능했다. 워싱턴 대학 연구팀은 콘퍼런스에서 한 예술가가 보컬 조이스틱으로 3시간 만에 그린 후지산과 물고기를 잡는 게임을 시연해 청중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워싱턴대학 연구팀의 존 말킨은 “우리의 말은 아주 다양한 발음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보컬 조이스틱’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며 마우스 수준까지 기술을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보컬 조이스틱’의 명령어가 되는 발음은 다양한 언어로 바꿀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윤건일기자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