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에게 듣는 문화콘텐츠](7) 최재원 바른손엔터테인먼트 대표

[명장에게 듣는 문화콘텐츠](7) 최재원 바른손엔터테인먼트 대표

 송강호·이병헌·정우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세 배우와 조용한 가족, 장화홍련의 김지운 감독이 만났다는 것만으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은 출발부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중국 현지 촬영 일정 지연으로 인한 제작비 증가와 한국 영화 시장의 불황 등 악재가 겹치면서 영화의 성공 여부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이 작품은 칸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후 연이은 호평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7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어 손익분기점도 너끈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영화 제작사인 바른손엔터테인먼트의 최재원 대표는 영화 제작 초기에서 상영 시점까지 배우·감독 못지않은 속앓이를 한 인물이다. 가장 잘나가는 세 배우와 이름만 보고 투자자가 몰리는 감독과 함께한 작품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책임은 고스란히 제작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는 “칸 영화제 이후 하루도 빼먹지 않고 새벽 4시에 일어나 108배를 할 만큼 절실하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대표는 “놈놈놈은 한국 영화가 깨서는 안될 기록을 많이 갖고 있다”며 “필름량·촬형 회차·시간·제작비가 다 오버됐다”며 술회했다. 제작비가 증가하면서 중간에 최 대표가 촬영 중지를 선언하기도 했지만 8개월 동안 열정을 갖고 촬영에 임해온 감독·배우·스태프의 관성은 제작자 대표조차 막을 수가 없었다.

 대규모 제작비를 들인만큼 관객을 많이 모을 수 있는 마케팅은 필수. 놈놈놈의 마케팅을 위해서 최 대표가 선택한 전략은 ‘놈놈놈’을 하나의 브랜드로 알리는 일. 영화 홍보를 위해 주연 배우와 감독이 쇼·오락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이 보편화됐지만 쉽지 않은 상황에서 놈놈놈의 한 장면과 카드·노트북 광고를 연계하는 전략을 택해 이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최근 한국 영화가 안정적인 관객을 확보하기 위해 원작을 영화화하는 것과 달리 놈놈놈은 자체가 원작이 돼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선례를 만들고 있다.

 최재원 대표는 “웨스턴바·의류사업 등 놈놈놈을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과 만나게 하는 접점을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이 등장하는 액션 슈팅 모바일게임을 시도해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외에도 영화의 콘티에 있는 장면을 활용한 온라인 만화 ‘콘툰’, 영화 중간에 찍은 사진을 모은 책 출판, 제작 과정을 담은 백서 등도 준비 중이다. 주인공 세 명의 캐릭터를 활용한 테디베어가 일본에서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최재원 대표는 “그동안 1000만명을 공략한 영화는 있었지만 세계를 겨냥한 영화는 없었다”며 놈놈놈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수운기자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