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터넷 상한제’ 도입논란

 미국 컴캐스트가 인터넷 품질을 제고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정 사용량을 초과하면 이용을 제재하는 ‘인터넷 상한제’를 도입키로 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31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인터넷 서비스 업계 2위 사업자인 컴캐스트는 오는 10월 1일부터 매월 한 가입자의 데이터 통신량이 250GB를 넘을 경우 이용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컴캐스트는 현재도 과도한 데이터 통신이 발생할 경우 통제를 가하고 있지만 공개적으로 구체적인 상한선을 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운 정책은 이용 제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컴캐스트는 사용자의 월 데이터 통신량이 250GB가 넘으면 1차로 사용 자제를 알리는 권고 조치를 취하고 6개월 이내 또 다시 기준을 초과하게 되면 서비스를 아예 끊기로 했다.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지만 인터넷 속도 보장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컴캐스트 측은 “250GB는 e메일을 5000만통 보내거나 음악 파일 또는 SD급 영화 파일을 각각 6만2500개, 125개 받을 수 있는 용량”이라며 “새로운 제한 조치 때문에 영향을 받는 고객은 1%도 안된다”고 말했다. 오히려 과도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이용자를 관리함으로써 “다수의 이용자에게 더 좋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들은 컴캐스트가 여전히 인터넷 품질 문제를 소비자의 책임으로 전가하고 있다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워싱턴 소재 비영리 단체인 프리프레스 측은 “250GB가 지금은 넉넉한 것처럼 보이지만 인터넷을 통해 주고 받는 데이터의 양은 기술 발전과 함께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컴캐스트의 이번 결정이 결국엔 소비자들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컴캐스트는 최근에도 P2P 때문에 과도한 트래픽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이용 제한조치를 취했다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컴캐스트는 250GB를 넘는 초과 사용량에 대해 별도의 과금도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윤건일기자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