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PS 수신칩` 특허분쟁 일단락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서프테크놀로지사의 GPS 수신칩에 대해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최종 수입 금지 결정이 내려지면 서프칩을 사용한 내비게이션 및 휴대폰도 미국 내 유통이 금지돼 관련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 전망이다.

 31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ITC 내 칼 카네스키 행정 판사는 서프테크놀로지가 경쟁사인 글로벌 로케이트의 특허 6건을 침해했다며 ITC가 문제의 제품을 수입 금지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또 이와 함께 특허를 침해한 제품이 사용된 기기들도 수입을 막아야 한다고 ITC에 함께 권고했다. 이번에 특허 침해 판정을 받은 제품은 ‘서프스타3’와 ‘서프인스턴트 GPS 아키덱처’다.

 ITC는 행정법원의 판단을 검토한 뒤 수입 금지 여부를 오는 12월 최종 결정하게 된다. 여기서 최종적으로 수입 금지 결정이 내려지면 실제 시행에 들어가는 건 빨라야 내년 2월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는 벌써 비상이 걸렸다. 서프사의 GPS 칩은 최근 폭발적으로 시장이 늘어나고 있는 내비게이션 단말기에 대거 탑재돼 왔고, 휴대폰으로도 영역을 넓히던 터라 향후 미칠 여파가 커 보인다.

 실제로 세계 5대 내비게이션 업체 중 하나인 대만 마이탁은 특허 분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앞으로 서프테크놀로지의 GPS칩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체 내비게이션 중 80%에 서프의 GPS칩을 써온 마이탁이 대체품 마련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고객 이탈과 주가 하락 등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서프테크놀로지는 시장의 불안감 달래기에 나섰다. 칸와 채드하 서프테크놀로지 창업자는 “ITC의 이번 판단이 최종 결정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ITC에 항소하겠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로케이트는 1999년 설립된 GPS칩 및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로 전 세계 GPS 특허가 175개에 달하며, 지난해 브로드컴이 현금 1억4600만달러에 인수했다.

  윤건일기자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