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고물가시대 추석 PB로 넘자

[현장에서]고물가시대 추석 PB로 넘자

 유통업계에서 PL(Private Label), PB(Private Brand)와 같은 자체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 PB 상품은 지난 90년대부터 평균 20∼30% 저렴한 가격에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했지만, 품질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격은 물론이고 품질 면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연초부터 석유와 옥수수, 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고 국내외 경기는 침체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 이어지며 서민들의 주머니는 갈수록 얇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유통업계에서 PB 상품의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마트는 출시 초기 전체 매출의 9% 내외에 불과하던 PB 상품 관련 매출이 지난 7월에는 전체 매출의 20∼30%까지 높아졌다. 홈플러스도 PB 제품 비중을 올해 25%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해외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보다 비중이 더 높다. 미국계 유통업체 월마트의 PB 제품 매출 비중은 50%며 영국계 유통업체인 테스코도 40%에 달한다.

 이와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대형 유통업체들은 올해 PB 상품을 묶음으로 한 다양한 추석선물 세트를 내놓기도 했다. 우리네 정서가 비록 자신이 가진 게 적더라도 명절에만은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예전에는 품질이 낮은 PB 상품을 어떻게 명절 선물로 드릴지 걱정하는 소비자도 많았다. 그러나 최근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는 이러한 의구심을 달랜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화장실용 화장지를 분석한 결과, 품질 면에서 일반 브랜드 화장지 제품에 PB 화장지의 수준이 전혀 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PB 선물세트에 대한 소비자의 염려도 갈수록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PL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50%를 차지하는 등 일반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른 추석과 고물가 시대로 인해 어느 해보다 추석 물가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PB 선물 세트로 알뜰 추석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윤섭 신세계이마트 과장 kritikx@shinsega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