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함께 제공했던 개방형 인터넷(IP)TV서비스 ‘365℃’ 사업을 포기했다. KT 등이 제공하고 있는 프리IPTV에 대해 경쟁력이 없어 가입자가 3000여 세대에 불과하는 등 실패한 서비스로 결론났기 때문이다. 특히 SKT가 하나로텔레콤을 인수, IPTV 가입자수 1위인 ‘하나TV’ 서비스를 확보하게 된 만큼 또 다른 IPTV 서비스를 계속 해야할 이유도 없다는 판단이다.
IPTV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개방형IPTV 사업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최근 365℃ 서비스를 위해 창립됐던 ‘디지털TV(DTV) 포털 포럼(회장 삼성전자 권희민 부사장)’에서 탈퇴했다. DTV 포털 포럼은 지난해 2월 삼성전자·LG전자·SKT 대기업 3사와 CJ인터넷·조인스닷컴 등 7개 콘텐츠 사업자가 결성한 것으로 지난해 7월부터 개방형IPTV 서비스 365℃를 제공했다.
하나TV, 메가TV 등과 같은 폐쇄형 IPTV 서비스가 플랫폼 사업자 주도로 서비스가 공급되는 반면 개방형의 경우 콘텐츠 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개발해 참여할 수 있다.
DTV포털포럼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TV와 함께 셋톱박스를 판매했고 SKT는 콘텐츠 공급 및 과금 업무를 맡아왔다. 현재 16개 아파트단지에 3000여 가구가 365℃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SKT가 야심차게 시작했던 개방형IPTV 사업을 접은 것은 플랫폼을 오픈해 다양한 콘텐츠를 담겠다는 당초 목적이 달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365℃를 통해 제공되는 채널은 조인스닷컴, 넷마블, 두산동아 등으로 10개에도 미치지 못한다. 방송 채널은 ‘CTS기독교TV’가 유일하다. 또 30만원 대에 달하는 비싼 셋톱박스 가격, 소극적인 마케팅 등도 실패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SKT가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서 하나TV와 사업영역이 겹치는 365℃를 더이상 서비스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분석이다. 사업에 대기업이 대거 참여하면서 각 업체의 이해관계 조정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방형IPTV 서비스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IPTV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 업계에 파장을 가져올 전망이다. 네트워크 없이 진행하는 IPTV사업이 시장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개방형 IPTV사업을 기획하고 있는 ‘오픈IPTV’ 등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T 관계자는 “365℃사업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여러 기업이 관여하고 있는 만큼 SKT가 독자적으로 사업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사업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황지혜기자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