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통사 `구스타브 대란` 없었다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지나간 미국 루이지애나 후마<로이터/연합뉴스>
  이동인기자 dilee@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지나간 미국 루이지애나 후마<로이터/연합뉴스> 이동인기자 dilee@

 3년 전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 휴대폰과 와이파이 불통 사태로 재난사태 책임의 불똥이 튀었던 이통사들이 이번 구스타브에는 비교적 잘 대비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인포메이션위크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구스타브에 잘 대비해 3년 전 16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카트리나의 아픈 기억을 떨쳐내고자 하는 것은 미국 이동통신사들과 미국 정부의 공통된 바람이었다. 와신상담의 결과 이통사들은 구스타브 상륙시 별다른 통화 불량 사태를 일으키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 ‘제2의 카트리나’ 대비, 피해 최소화 = 미국 최대 이통사인 AT&T는 유무선 네트워크가 비와 바람의 영향을 다소 받았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통화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버라이즌도 1%이하의 기지국에만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 발표하면서 대부분이 기지국 정전과 관계된 통화 장애 수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는 이통사들이 카트리나 이후 복구 작업부터 ‘제 2의 카트리나’에 대비했기 때문이다. 버라이즌의 경우 1억 3700만 달러의 예산을 뉴멕시코만 주변의 무선네트워크 강화 사업에 지난 1년 동안 투자했다. 스프린트넥스텔도 5900만 달러를 이 지역에 투자했는데 이 비용은 정전 시에도 이용 가능한 발전형 기지국을 설치하거나 이동 가능한 차량기지국을 구축하는데 들어갔다.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무료통화 제공 = AT&T의 대처는 이보다 더욱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2일 허리케인 때문에 대피한 지역 사람들에게 15달러 치의 무료통화가 가능한 선불폰을 배포하기도 했다. 또 알라바마,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텍사스 주에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했다. 크리스 펜로즈 AT&T 부사장은 “위기 때 평소처럼 통신 수단이 가동돼야 한다는 교훈을 지난 카트리나 때 얻었다”고 말했다.

구스타브로 인한 인명 피해는 허리케인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8명에 그쳤다. 정부 당국도 구스타브가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 될 것이라며 주민들의 대규모 대피를 독려했고 미 공화당의 공식적인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기 위한 전당대회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축사가 취소되는 등 구스타브를 대비 그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지난 카트리나와 다른 철저한 대비를 보여주면서 지도력을 강조하려고 애썼다.

◇사소한 준비가 큰 피해 막는다 = 세력이 약화된 구스타브가 큰 피해를 남기지 않고 지나갔지만 미 남부는 여전히 허리케인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다음에 닥칠 허리케인이 강력한 위력을 갖출 수 있어 허리케인에 잘 준비했다는 이통사와 정부의 호언장담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통사들은 허리케인이 경로를 지나거나 통화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에는 음성 통화보다 문자메시지의 전송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태풍을 대비해 미리 휴대폰이나 노트북PC의 전지를 충전시키는 사소한 준비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동인기자 d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