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초나라의 한 장사꾼이 시장에서 방패와 창을 늘어놓고 팔고 있었다. “자, 이 방패를 사세요. 이 방패는 아무리 날카로운 창이라도 막아낼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소리친 후에 다시 창을 집어 들고 외쳤다. “자, 이 창을 보십시오. 이 창은 단단하고 날카로워서 아무리 단단한 방패도 단숨에 꿰뚫을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구경꾼이 물었다. “이봐요, 그러면 그 창으로 이 방패를 찌르면 누가 이기는 것이요?” 장사꾼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 ‘모순(矛盾)’이란 말이 나온 예화다. 이와 비슷한 말이 ‘자가당착(自家撞着)’이다. 어떤 사실의 앞뒤, 또는 두 사실이 이치에 어긋나서 서로 맞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야외로 나가 전원주택을 보면 아름다운 경치와 맑은 공기 때문에 그곳에 살고 싶다. 그러나 막상 그곳에 살고 있는 주부들의 말을 들어보면 다시 생각해보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의 현실은 모순 덩어리일 수 있다. 그래서 삶이 더 흥미로운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