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CC,구시대적 규제 정책 손질

 미연방통신위원회(FCC)가 통신방송 시장의 급격한 지형 변화에 발맞춰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 정책 손질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FCC는 금주 내로 ‘서비스 품질 연례 보고서 제출 의무화’ 폐지를 요구해온 AT&T의 요청을 수락할 것으로 전해졌다.

FCC가 이번에 철폐하기로 한 규제책은 매년 전화 사업자들로부터 세부 비용 지출내역, 서비스 품질, 소비자 불만 등에 대한 데이터를 의무적으로 보고받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FCC가 지난 1987년부터 20여년간 시행해온 이 규제를 없애기로 한 것은 ‘구시대적이며 가치없는 정보 수집’이라는 사업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은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FCC도 최근 8년간 기존의 낡은 정책 대신 대형 전화사업자들을 효율적으로 감시하는 방안을 고심해 왔다. AT&T는 지난해 6월 FCC측에 관련 규제 철폐를 요구했다.

AT&T 대변인은 “전화사업자들이 제출하는 소비자 불만 정보는 대부분 FCC에서 자체 수집한 파일과 동일한 것”이라며 “중복된 데이터가 많아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FCC는 올초 광대역 사업자들에 대한 정보 수집 틀을 대폭 개혁한 데 이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범위를 재정의하는 등 변화된 통신 환경에 적합한 규제 대수술에 착수해왔다.

AT&T에 이어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즈·퀘스트커뮤니케이션즈 등 타 전화사업자들이 제출한 유사한 요구사항도 곧 수용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덧붙였다. FCC는 또 무선 및 인터넷 전화 사업자들을 포괄하는 새로운 전화사업자 규제 정책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소비자 단체와 주 법률가들은 FCC의 보고서 제출 의무화 방안이 대형 사업자들의 인프라 투자와 서비스 품질을 감시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라며 이번 결정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 크리스 머레이 소비자협회 수석 의장은 “FCC가 이 규제를 없앤 다면 소비자와 법률가들이 네트워크 품질 저하에 대해 정보를 얻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