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의 ‘100년 꿈’이었던 베이징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리고 큰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예전의 화려한 폭죽 대신 유인우주선이나 달탐사 위성을 쏘아올린 중국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맞춰 장애인 올림픽이 끝나는 시점에서 세 번째 유인우주선 선저우(神州) 7호 발사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이미 달탐사 위성 ‘창어 1호’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중국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오는 2012년 달착륙선 발사, 2017년 달 왕복선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일본 또한 지난해 9월 달탐사 위성 ‘셀레네(애칭 가구야)’를 H-2A 로켓에 실어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아시아 최초 인공위성 발사국의 위상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도 2013년 달착륙선, 2030년 유인우주기지를 잇달아 건설할 계획이다. 아시아의 또 다른 우주강국인 인도에서도 올해 달탐사위성 ‘찬드라얀 1호’를 쏠 계획이다.
이제 세계는 달탐사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맞추어 지난해 11월 정부는 2020년 달궤도선, 2025년 달착륙선을 발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2006년 다목적 실용위성 2호를 성공적으로 개발한 데 이어 내년 초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우주 로켓 자력 발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제는 지구를 넘어서 달로 또 그 너머까지도 우리의 꿈을 뻗어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달탐사는 달의 자원을 활용할 가능성을 열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활동영역을 이 좁은 한반도에서 우주로 확장시킬 것이다. 미지 공간의 개척을 위해서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 먼저 우리나라는 달 궤도선을 내년 발사할 KSLV-1에 이어 개발될 한국형발사체 KSLV-2를 이용하여 2017년께에 자력으로 발사할 예정이다.
우리가 달 탐사선을 보내면 러시아·미국·유럽연합·일본·중국 등에 이어 세계 우주 7대 강국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또 달 탐사는 특성상 국가주도의 거대과학 우주개발사업으로서 산업체, 학계, 연구계가 범국가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국내 우주탐사 기술은 우주기술 선진국에 비해 취약하고, 우주탐사 분야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산업체·학계·연구소가 부문별 특성과 장점을 활용해 상호 보완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참여주체별 전문성을 살린 효율적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저비용의 탐사기술 개발을 달성하고, 참여한 기업은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동시에 세계 우주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다. 학계와 연구계는 기초 핵심기술을 축적하고 첨단 우주과학의 장을 열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주개발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산·학·연 모든 분야의 우주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범국가적 역량결집과 국제협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정부는 지난달 6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민간 우주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달에 6∼7개의 탐사선을 착륙시켜 달 탐사를 국제공동으로 수행하는 국제 달 네트워크(ILN)에 공동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우리의 우주 기술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며, 또 달 탐사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획득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국제 달 탐사 네트워크의 참여를 통해 국제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우리나라는 우주개발에 비록 늦게 뛰어들었지만 정부의 확고한 정책의지와 확실한 목표의식으로 많은 성과를 이루었다. 우리 국민이 모두 원하기만 한다면, 달탐사는 우리 세대에 반드시 이룰 수 있는 꿈이 아닌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우주 개발은 개인이 아닌 국가와 후손을 위해 먼 미래를 내다보는 것인만큼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것이다.
백홍열/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phy@ka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