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국내 CG의 해외 공략법

[현장에서]국내 CG의 해외 공략법

 “컴퓨터그래픽(CG) 분야에서 개개인의 기술력은 할리우드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손잡아야 합니다.”

 얼마 전 미국 출장을 통해 디즈니, 소니픽처스, 리듬&휴 등 할리우드 현지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리나라 CG전문가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실제로 국내 CG업계의 3D모델링, 실사합성 등의 기술은 글로벌 수준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현재 국내 CG산업은 체계적인 제작 시스템의 부재, 해외에서의 인지도 부족, 가격 경쟁력 저하 등으로 프로젝트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가 아시아권으로 제작 환경을 옮기고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한다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와 달리 뉴질랜드나 호주 등은 정부가 직접 나서서 세제지원이나 각종 직접 참여지원으로 해외공동 프로젝트 수주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전문인력의 기술력 향상, 체계적인 제작시스템 노하우 전수, 일자리 창출 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국내 CG기술과 인력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해외 주요 스튜디오는 CG제작업체 선정 시 공개 입찰보다는 자신들의 네트워크에 있는 업체나 유사 제작경험이 있는 기업들을 통해 진행되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인지도가 부족한 국내 CG업체들은 수준 높은 데모영상(shorts)을 제작해 기술력을 알리고, 작은 파트라도 큰 프로젝트 참여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또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제작환경의 체질개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국내 CG기업이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업 환경을 제공해줄 필요가 있다. 해외 스튜디오 유치 등을 통한 협업 기회 제공이나 해외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경쟁력 있는 핵심기술 개발 지원 등이 좋은 방법이다.

 최근 개봉됐던 ‘미이라3’ ‘월E’ 등 이제 할리우드에서 CG 시장은 영화제작비의 30∼50%를 차지할 정도다. CG기술은 제조업, 의류 등 타 분야에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우수한 기술과 인력을 가지고 커져가는 시장을 먼 발치에서 바라만 보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기업의 끊임없는 노력이 이뤄져야 할 때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콘텐츠전략사업팀 박상욱 선임swpark@softwar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