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기 일자리 창출 지원 힘써야

 우리 경제의 큰 짐 가운데 하나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기업계가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달 23일부터 ‘대한민국 일자리 박람회’를 전국에서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채용박람회’ 같은 행사를 잇따라 열어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 힘을 보탤 계획이다.

 현재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가 일자리 부족이라는 점에서 이번 중소기업계의 움직임은 큰 기대를 갖게 한다. 특히 1사1인 고용 운동은 성공할 경우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이다. 수적으로 전체 기업의 99%나 되는 중소기업은 고용 면에서도 88%나 차지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다. 일자리 창출에서도 대기업보다 훨씬 나은 면모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기업의 고용 현황을 보면 중소기업은 270만여명이나 늘어난 반면에 대기업은 130만명이 감소했다. 이는 우리 경제가 빠른 속도로 글로벌 체제에 편입되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기업은 주기적으로 일자리를 조정한 데 비해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중소기업은 끊임없는 경영 혁신과 기술 개발로 일자리를 늘려왔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어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정부는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중소기업에 보다 많은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 특히 일반 중소기업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뛰어난 혁신형 중소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혁신형 중소기업은 일반기업에 비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두 배 이상일 뿐 아니라 매출과 R&D 투자도 각각 세 배 이상 되는 고부가 기업으로 우리 경기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지난 정부는 물론이고 새 정부 들어서도 혁신형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2000년 벤처 버블 붕괴 이후 이들 기업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혁신형 중소기업의 든든한 자금줄인 벤처캐피털의 신규 투자 규모가 2000년 2조원대에서 지난해 7000억원대로 감소한 것이 좋은 예다.

 다행히 정부는 최근 벤처 및 기술창업 분야 육성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 6월만 해도 ‘제1차 중소기업 성공전략회의’를 열고 향후 5년간 기술창업 분야에서 1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기술창업기업 정책금융 비중을 현재의 40%에서 2011년까지 60%로 높이겠다고 했다. 창업투자회사 제도를 미국과 같은 유한책임회사 형태로 개편하는 한편 벤처캐피털의 해외투자 한도도 폐지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혁신형 중소기업에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대기업 계열사 같은 무늬만 중소기업인 곳을 대거 정리하겠다는 조치를 내놓은 바도 있다. 중소기업이 국가 경제 활성화에 보다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는 중소기업계의 일자리 창출 노력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