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와이브로사업 진출 검토 배경 및 영향

 케이블TV 업계에 통신시장 진출은 시대적 요청이다. 방송통신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통신시장 진출은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무선통신 시장은 IPTV를 앞세워 케이블의 텃밭을 노리는 거대 통신사에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방어책이자, 공격수단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QPS(유선전화+방송+초고속인터넷+이동전화) 등 여러 개의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결합상품’의 경쟁력이 향후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는 데 최대 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고정형 초고속인터넷보다는 이동형 와이브로의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다목적 포석이란 해석이 가능한 이유다.

 ◇와이브로 사업 배경=정부의 와이브로 활성화를 향한 강한 의지는 무선통신 시장을 향한 케이블 업계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환경으로 작용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4일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와이브로에 대한 음성통화기능 탑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장환경이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디지털케이블방송을 하나로 묶은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에서 QPS 시대로 전환되는 것도 이통시장 진출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오광성 SO협의회장은 “방송통신 융합 시대를 맞아 회원사들이 QPS 서비스에 대비해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에 무선시장 진출이 적극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브라질 최대 미디어그룹 아브릴(ABRIL)의 케이블TV 서비스 회사인 ‘TVA’, 베네수엘라 케이블TV(CATV) 업체인 옴니비전(Omnivision)이 삼성전자 장비를 이용해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효과 및 영향=케이블 업계의 와이브로 사업진출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줄 전망이다. 케이블TV 업계는 KT, SK텔레콤 등 와이브로 사업자와 달리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마케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KT는 3세대 HSDPA 기반의 쇼(SHOW) 서비스를 제공 중인 자회사 KTF를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고, SK텔레콤은 와이브로 보다는 상대적으로 3세대 HSDPA에 사업의 무게중심을 둬 왔다.

 또 가계 통신비 부담도 지금보다 해소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4의 이통사 출현은 국내 통신시장에 새로운 게임의 룰을 만들면서 사업자들 간의 자율경쟁을 촉진시켜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현재 한 케이블SO는 통신사에 비해 1만원 가까이 저렴한 TPS 상품을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와이브로 개발의 주역인 조세제 삼성전자 전무는 “해외에서는 케이블방송 사업자가 음성통화를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국내 와이브로 시장의 활성화는 해외 와이브로 수출에도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제는 무엇?=문제는 돈이다. 조 단위의 초기 투자금액은 케이블 업계의 무선시장 진출을 고민케 하는 걸림돌이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프라가 깔려 있는 통신사와 달리 기지국 설치 및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며 애로점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공용기지국 건설 등 초기 투자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원석기자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