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큐! 칼리.”
전 세계 PC산업이 구조조정 바람에 휘말린 가운데서도 HP의 PC 사업부가 공고한 실적을 자랑하면서 칼리 피오리나 전 CEO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도 일고 있다.
30일 포브스는 HP의 컴팩 인수는 5년 만에 경쟁자들에게 큰 상처를 입히고 있다면서 이를 주도한 칼리 피오리나를 재조명했다.
HP 역사상 첫 여성 CEO였던 피오리나는 ‘불도저’ 같은 이미지로 2004년 PC 경쟁업체인 컴팩을 240억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HP 주요 주주이자, 창업자의 아들인 월터 휴렛은 컴팩 인수를 극렬하게 반대했다.
피오리나는 컴팩 인수에는 성공했지만, 이는 2005년 불명예 퇴진의 빌미가 됐다. ‘컴팩을 인수하고도 왜 PC 시장 1위를 못하느냐(당시 델이 1위)’ ‘수익성 좋은 프린터와 PC 사업을 분리해 회사를 분할하라’ 등 주주와 월가의 압력도 적지 않았다.
컴팩 인수 효과는 피오리나가 물러난 후 나타났다.
HP가 전 세계 PC 점유율이 14.9%에서 18.2%로 올라가 PC 사업 1위를 차지한 사이, 경쟁사들은 혹독한 구조조정 길에 들어섰다.
IBM의 PC 사업부 레노버에 매각, 대만 에이서의 게이트웨이 인수, 유럽 PC사업자 패커드벨 피인수 임박 등이 이어졌고 1위 자리를 내준 델은 지난 6월 8800명 감원 발표에 이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회계 조작을 통해 실적을 부풀렸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포브스는 인수합병으로 시끄러울 게이트웨이의 시장 점유율도 결국 HP가 빼앗아 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