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대기업들 가운데 미국 기업들의 올해 IT예산 삭감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업종 별로는 금융서비스 부문의 씀씀이 줄이기가 컸다.
9일 뉴욕타임스·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시장조사기관인 포레스터가 북미와 서유럽 지역 947명의 대기업 IT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를 인용해 전 세계 대기업들의 40% 이상이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올해 IT예산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중 43%가 이미 올해 전체 IT예산을 줄였고 24%는 IT지출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특히 전반적인 IT지출의 감소세가 국가·업종에 따라 차이가 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분석결과, 국가별로는 ‘미국 기업’들이, 업종으로는 ‘금융 서비스’ 부문이 타 지역과 업종에 비해 과감한 삭감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의 절반에 달하는 미국기업들이 IT지출을 줄여 독일(28%)·프랑스(32%)·영국(38%)를 따돌렸다. 이처럼 미국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과 관련해 포레스터는 이번 조사가 유럽경기가 악화되기 이전인 지난 2분기를 대상으로 실시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49%를 차지한 금융서비스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39%)을 뒤로 하고 가장 두드러진 감소세를 보였다. 금융산업의 이 같은 추세는 모기지 사태 등으로 촉발된 신용경색 초기에 이뤄진 몇몇 대형IT 계약에도 불구하고 은행 업계에 몰아닥친 전반적인 경기둔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레스터의 애널리스트 존 매카시는 “이 같은 투자하강 현상은 전 부문에 걸친 것은 아니며 최근 경제상황을 반영해 산업·지역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다”며 “특히 미국 기업들과 금융 서비스 기업들이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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