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본격화되면 유료방송과 무한경쟁

내달부터 실질적인 IPTV 서비스가 시작되면 방송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지상파를 비롯한 실시간 채널이 IPTV를 통해 제공되면 IPTV는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사업자와 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은 10일 `IPTV의 등장으로 인한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 보고서를 통해 가격, 실시간 채널 서비스, 주문형 서비스, 화질 등 측면에서 IPTV 서비스의 경쟁력이 케이블 TV보다는 약하지만 위성방송보다는 강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사업자간 치열한 경쟁을 예상했다.

보고서는 유료방송 보급률이 75%를 넘는 한국에서 IPTV의 확산 여지는 크지 않지만 IPTV 사업자가 막강한 자본과 영업망을 갖춘 한국의 주력 통신사업자라는 점에서 가입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6월말 현재 전체 IPTV 가입가구는 145만가구로 이들 중 60∼80%가 케이블 TV나 위성방송에 중복 가입해 있다"면서 "이들 중복 가입자는 향후 유료방송의 비용과 편익을 비교해 하나의 매체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용자들의 선택 시점은 IPTV 서비스에 대한 본격 과금이 이뤄지거나 실시간 채널이 제공되는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관건이 되는 것은 IPTV의 경쟁력있는 콘텐츠의 확보 여부.

IPTV 사업자가 지상파 채널을 실시간으로 전송하지 못하거나 인기 전문 채널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엔 수용자들이 IPTV 서비스를 해지하고 케이블 TV나 위성방송만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IPTV 사업자가 지상파 채널과 인기채널을 실시간 제공할 경우에는 통신영업망을 등에 업은 IPTV 사업자의 능력에 비춰 IPTV 가입자가 조기에 200만 가구를 돌파하고 중기적으로 300만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관련, 권호영 KBI 책임연구원은 "지상파 채널 송출 협상이 조기에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인기 전문채널의 편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강력한 유인이 발견되지 않는 한 IPTV 사업자는 단기적으로는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이미 유료방송 시장에선 결합서비스 제공을 통한 가격경쟁이 부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면서 IPTV 서비스가 추가됨에 따라 제살 깎아먹기 경쟁으로 유료방송 서비스 가격이 현재보다 낮아져 공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유료매체간에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저가경쟁 방지를 위한 일정 수준의 요금 책정 및 할인폭 제한 ▲콘텐츠 사업자 위주의 지원정책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