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적으로 규제개혁 요구가 치솟는 가운데 통신업계에서도 급변하는 정보기술(IT)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와이브로 사업권을 획득한 KT와 SK텔레콤은 사업권 획득 시 결정된 와이브로 설비 투자계획대로 이행하기에는 현재의 상황이 당초의 계획과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어 사업 이행계획에 따른 투자 및 커버리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KT와 SKT는 오는 2011년까지 단계별로 투자계획을 달성해야 한다. 올 한 해 KT는 총 1955억원, SKT는 총 2615억원을 집행해야 한다. 이 금액은 연간 설비투자 계획의 15% 수준으로 3세대(G)망 추가 구축, 해외진출 등을 앞두고 있는 사업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T 관계자는 “사업권 부여 당시에는 와이브로가 이동형 데이터망으로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HSDPA 등 대체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초기에 자리 잡지 못했다”면서 “그 당시에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라고 말했다. 7월 말 현재 와이브로 가입자는 KT와 SKT를 합해 19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현재 와이브로 장비는 삼성이 독점 공급하고 있어 투자 금액에 비해 커버리지가 크게 확대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KT 고위 관계자는 “투자 이행 계획을 검토해야 할 현실적 필요성이 있다”면서 “통신망과 달리 데이터망은 꼭 필요한 지역에만 구축하면 된다. 굳이 산간오지까지 깔아야 하는지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이통사들은 지난 2000년 SKT와 KTF에 사업권이 부여된 IMT-2000의 출연금 정책도 손질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IMT-2000 출연금 총규모는 사업자당 1조3000억원이었고 현재 잔여금액(2009∼2011년 납부대상)은 각각 약 4900억원(이자포함 추정치) 수준이다. 당초 할당대가 산정 시에는 2001년에 할당하고 이듬해 상용화를 가정, 14년간의 매출을 기초로 했다.
하지만 사업자들이 준비를 완료하고 실제로 상용화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KTF 측은 “특히 IMT-2000 서비스로 볼 수 있는 cdma 1x, EV-DO rA 등이 다른 주파수 대역에서도 서비스됨으로써 출연금과 주파수 대가가 적절히 매칭되지 않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업자들의 이 같은 요구에 정완용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이용제도과장은 “와이브로는 지난 2006년 이행계획이 시작돼 아직 만 3년도 진행하지 않았는데 투자계획 변경을 얘기하는 것은 이르다”면서 “와이브로에 번호 부여도 검토하고 있는만큼 장기적으로 들여다볼 사안”이라고 밝혔다.
황지혜기자 gotit@
와이브로 투자 계획·IMT-2000 출연금 손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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