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 LG 등 유무선통신 3개 그룹의 시설 투자 행보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이 기존에 계획했던 시설 투자 규모를 상향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KT와 KTF, LG텔레콤과 LG데이콤, LG파워콤은 예정됐던 시설투자 외에 추가적인 투자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주 초 2000억원 규모의 네트워크 시설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에 앞서 하나로텔레콤도 2100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 추가를 확정했다. SK텔레콤은 2000억원 이외에 200억원을 추가로 시설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올해 시설 투자 규모는 1조 7500억원에서 1조9700억원으로, 하나로텔레콤은 당초 3500억원에서 56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이 연말까지 당초 계획보다 시설 투자에 4300억원을 늘리는 셈이다.
각각 1분기와 2분기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로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치를 하향조정한 KT와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한 KTF는 시설 투자를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KT와 KTF가 당초 계획했던 시설 투자는 각각 2조 6300억원과 9500억원이다.
KT가 9월 한달간 영업정지 제재에 처한 데다 KT와 KTF가 10월 이후 합병을 본격적으로 할 경우에, 최소 조 단위 이상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설 투자를 확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LG텔레콤과 LG데이콤, LG파워콤의 처지 또한 KT-KTF와 크게 다르지 않다. LG파워콤의 영업정지와 인터넷전화(VoIP) 번호이동 지연 등으로 인한 LG데이콤의 매출 확대가 어려워 시설 투자 확대를 추진할 입장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한편 지난 달 21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통신사업자 최고경영자와(CEO)의 간담회에서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투자 확대를 독려한 가운데 당국의 투자확대 요구에 화답하듯 투자 확대를 공식화한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의 행보가 향후 정책 집행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변수(?)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원배기자 adolfki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8년 통신사업자 시설투자 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