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없는 `홈페이지 개편`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킹 사이트 페이스북과 포털 사이트 아메리카온라인(AOL)이 지난 10일(현지시각) 대대적인 사이트 개편 이후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지만 사용자 반발과 월가의 냉담한 반응에 부닥치며 ‘얼굴(페이스)’을 구겼다.

 1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 세계 1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페이스북이 약 7주에 걸친 베타 서비스를 거쳐 새 버전의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심플한 디자인과 더욱 확장된 프로파일 관리, 최신정보 업데이트 기능 등을 골자로 한 새 버전은 정식 개통 이후 베타 서비스를 이용했던 4000만명의 사용자 가운데 75% 가량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베타 서비스 기간 중 새 버전과 구 버전 중 하나를 선택적으로 이용하도록 했던 것과 달리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뒤에는 무조건적으로 새 버전을 이용할 것을 요구하면서 기존 버전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구 버전 사용자인 스콧 샌더스는 “신·구 버전을 함께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조치는 상당히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조치에 항의해 100만명의 지지 속에 ‘반(反) 뉴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운영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 측은 “우리는 두가지 버전을 모두 유지할 수 없다”며 “더욱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인만큼 일단 변화에 익숙해지면 만족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별다른 추가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미국 4위 포털사이트 AOL 역시 같은 날 새로운 개방형 서비스 기능을 제공하며 개편된 사이트의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개편에서 AOL은 구글·야후·MSN 등 다른 계정의 e메일을 자사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빌 윌슨 AOL 부사장은 “사이트에서 다른 계정의 e메일을 확인할 수 있어 그간 여러 사이트를 거쳐야 했던 번거로움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OL은 또 내비게이션 바를 통해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 등의 업데이트를 할 수 있고 외부 사이트에서 뉴스 등 콘텐츠도 불러올 수 있도록 했다.

 관련 업계는 AOL의 이 같은 서비스 개편은 네티즌의 모든 인터넷 관련 활동을 자사 사이트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면서도 그다지 높은 점수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지난 2분기 온라인 광고 시장은 불황에도 20% 이상 성장했지만 AOL은 1.5% 성장에 그쳤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나타슨은 “AOL의 사이트 개방정책은 인터넷 사용자를 어떻게 광고로 끌어들여 돈을 벌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동인기자 d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