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관련 산하기관 통폐합을 위해서는 방송 분야에 대한 부처 간 업무 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콘텐츠 진흥기관 선진화 방안 공개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이상훈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진흥위원회(가칭)를 만들기로 하는 등 방송 부문에서 정부부처 간 업무 중복 논란이 일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부처 간 업무 조정 없이 산하기관 통폐합만 추진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방송은 특성상 콘텐츠보다는 영상물과 더욱 잘 어울리는 산업인만큼 방송영상산업진흥원은 영화진흥위원회나 방송광고공사 등과 함께 묶는 것이 융합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향”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낙중 문화부 문화산업정책과장은 “영진위는 위원회라 통합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통폐합 자체를 반대하는 견해도 나왔다. 김광삼 게임개발자협회장은 “분야별 전문성을 무시한 채 대안도 없이 통합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실패 사례를 들어 통폐합 반대 의견을 밝혔다. 기관 통합은 분명한 콘텐츠 산업 육성 전략과 비전이 있고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논의할 문제지 지금처럼 마치 실적 올리듯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앞서 ‘디지털 융합시대의 콘텐츠산업 진흥 체계 조정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에 나선 구문모 한라대학교 교수는 “이번 발제 내용은 통폐합에 따른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수용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통합 콘텐츠 기관의 조직 체계를 △산업진흥 △연구개발(R&D) △정책개발의 3개 핵심 기능별로 개편하거나, 이 가운데 정책개발 기능은 별도의 정책개발 기관으로 설립하는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한편 모철민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인사말에서 “콘텐츠 관련 산하기관 통폐합은 융합 트렌드에 맞춰 전체 콘텐츠 산업을 재조명해 보자는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며 축소가 아니라 확대 지향적인 성격”이라고 설명하고 “이달 말께 대국민 보고회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순기기자 soonk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