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광고를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일반적인 도끼와 다르게 머리 부분이 나무고 손잡이 부분이 쇠로 돼 있다. 도대체 무슨 광고일까 알아 보니 목재를 튼튼하게 해준다는 태국의 한 페인트 회사 제품 광고였다. 이 광고를 본 순간 무릎을 치며 속으로 외쳤다.“아, 역발상이란 게 이런 것이구나.”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진단과 정책 대응’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을 경고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하며 기업의 ‘창조적 역발상’을 요청했다. 경기 침체로 위축돼 어깨를 움츠리고 있는 동안 오히려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자극할 만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는 과감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독특한 페인트 광고를 보고 느낀 것 역시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지적한 것처럼 고정관념을 깨고 생각을 다르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둡고 긴 터널 속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가장 필요하다.
내가 몸담고 있는 페인트업계는 그 어느 산업보다 유가 상승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다. 따라서 유가가 상승하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절감 및 원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창조적 역발상으로 새로운 에너지원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예를 들면, 일반 대중은 페인트를 떠올릴 때 독한 냄새가 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노루페인트에서는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 색상과 향기를 선택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만들어주는 ‘주문자형 향기 페인트’를 개발한 바 있다. 또, ‘페인트는 칠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뿌리는 페인트, 나노 스프레이 제품 ‘핑고’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제품 모두 직원들의 작은 아이디어 제안에서 시작됐다. 그만큼 현장에서 늘 호흡하는 직원 개개인의 창조적 역발상이 기업 전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가 비단 페인트 산업 분야뿐이겠는가. 어느 산업 분야든지 고정관념을 깨고 단점으로 보이던 것을 최대 장점으로 전환시키면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고 신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지남철 노루페인트 전략경영기획팀 대리 ncji@nor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