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된 전 세계 금융시장의 공황상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역사상 최악 수준까지 치달았다.
18일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시장의 긴장이 전 세계에서 기록적인 정점을 맞고 있다며 이 같이 전하고, 단기상환 미 재무부 채권(TB)의 수익률은 최저 수준인데다 은행간 대출도 중단되고 투자자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기관으로부터 투자한 돈을 빼내려고 아우성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 보험사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에 대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850억 달러 긴급구제 대출조치도 시장의 리스크 회피 움직임을 막는 데는 실패하고 대신 시장은 새로운 불안감에 휘청대고 있다.
이러한 원인 중 하나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머니마켓펀드(MMF)가 리먼 브러더스가 발행한 기업어음(CP) 등에 거액을 투자해 이 채권이 전액 손실처리되면서 MMF가 액면가 아래로 폭락했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대형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주가도 채무에 대한 보험비용이 치솟으면서 각각 37%와 21%가 폭락했다. 이는 이들 IB의 자금조달 능력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루카스 반 프락 대변인은 자사 주가의 폭락이 "비이성적 공포의 결과로 어떤 펀더멘털에도 기초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도 폭락하는 주가에 베팅하는 공매자들을 비난하며 "우리는 공포와 루머에 의해 지배되는 시장의 한 가운데 있으며 공매자들이 우리의 주가를 더 떨어지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공매에 대한 규제 방침을 발표하는 등 분주히 대응했지만 이러한 노력들도 금융시장의 대량 매각사태를 막지는 못했다.
S&P 500 지수는 금융주가 9.4% 폭락함에 따라 3.6% 하락했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신흥시장 주식도 7% 이상 폭락했다.
MF 글로벌의 신흥시장 담당 앤드루 브레너씨는 "아무도 다른 사람의 신용을 떠안고 싶지 않는 것 같다. 우리는 절벽에 서 있다"고 말했다.
FT는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리먼은 포기하고 AIG는 구제한 미 정부당국의 금융시장에 대한 자의적 접근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려 시장의 신뢰가 큰 손상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