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글로벌 경쟁시대는 특출한 소수 인재에 의해 다수의 삶의 질이 결정되고 국가 경쟁력이 좌우되는 지식기반 사회다. 이러한 지식기반 사회는 개개인이 가진 재능을 키워나가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며, 결국 우리 교육의 틀 속에서 이를 어떻게 구현해 갈 수 있는 것인지가 앞으로 대한민국의 성장을 결정하는 관건이다.
대학은 미래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라 할 수 있는 고도의 창의력을 갖춘 인재 배출이 가능한 교육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KAIST 석좌교수이자 기업의 최고학습책임자(CLO)로 돌아온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은 “전문가로서의 깊이(│)와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통찰력(─)을 갖춘 ‘T자형 인재’가 지금까지의 이상적인 인재상이었다면 이제는 이를 뛰어넘는 ‘A자형 인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A자형 인간’이란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개인(人)이 서로 가교(─)를 이뤄 하나의 팀으로 협력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즉, 전문성과 상식에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 능력을 갖춘 ‘A자형 인재’야말로 진짜 인재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기업이 요구하는 사람을 인재로 키우는 역할은 대학이 해야 할 당연한 책무다. 무한경쟁 시대에 우리 기업들은 ‘T자형 인재’를 넘어서 조만간 ‘A자형 인재’를 요구할 것이다. 인재상이 과거 ‘│자형 인재’에서 최근 ‘T자형 인재’로 변한 것처럼 ‘A자형 인재’를 요구할 날도 머지않았다.
그러나 대학은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의 변화에 따라 기술경영(MOT) 교육과 같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연구개발(R&D) 결과를 강력한 특허로 보호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A자형 인재’인 특허 전문 인재 양성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그간 특허청은 대학(원)에 특허 강좌를 개설해 특허 교육을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은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 모기업이 ‘특허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No Patent, No Future)’는 제목으로 초일류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특허’임을 강조한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우리 기업들은 ‘특허 경영’이야말로 초일류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 기업이 ‘특허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특허 경영’을 제대로 수행하고 뒷받침해 줄 수 있는 ‘A자형 인재’인 특허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최근 특허청과 한국공학한림원이 공동으로 캠퍼스 특허 전략 유니버시아드를 주최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일반 경진대회와는 달리, 대학 인력의 수요자인 기업의 요구를 반영한 인재 발굴을 위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한다.
경진대회 방식에서도 단순히 문제를 제시하고 답을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전문성과 통찰력으로 세부 기술 분야를 제시하고 국내외 특허를 분석해 연구개발 전략 및 특허 획득 방향이라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여러 분야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가진 인재가 서로 소통 및 가교를 함으로써 글로벌 경영시대에 꼭 필요한 핵심원천 특허 획득 전략이 수립되는 것이다.
이렇게 특허청과 한국공학한림원이 주최하는 캠퍼스 특허 전략 유니버시아드는 ‘T자형 인재’를 넘어 ‘A자형 인재’인 특허 전문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경진대회를 통해 우리 대학에서도 걸음마 단계에 있는 특허 교육이 확산되고 원천기술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창조적 인재를 기를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이영관 성균관대 산학협력단장(화학공학과 교수) yklee@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