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분유 `카더라` 공방전

독성(멜라민)을 함유한 분유로 영유아 4명이 사망한 저질 분유 사태의 불똥이 중국 인터넷 업계로 튀었다.

 중국 검색 시장을 장악한 바이두가 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해당업체와 적극 협조했다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고, 바이두는 잘못된 정보 유포의 책임을 물어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를 고발하겠다고 나서는 등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저질 분유의 온라인 사태’는 지난 12일 한 네티즌이 올린 글로 촉발됐다. 이 글은 이번 저질 분유 사태를 일으킨 중국 싼루 그룹의 홍보 담당자들이 바이두를 찾아와 싼루와 관련한 부정적인 검색 결과 노출을 막아달라며 청탁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두가 부정적인 기사들을 걸러내 주는 댓가로 싼루로부터 300만위안(약 5억원)의 광고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바이두 측은 13일 즉각 공식 발표문을 통해 싼루와 관련한 검색 결과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사전검열하거나 차단한 적이 없다면서 루머를 완전히 부인했다. 바이두 측은 “사건이 터진 후 다수의 분유업체들이 접근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부정적인 기사를 빼달라는 요구를 모두 거절했다”고 말했다.

 사건이 커지자, 바이두의 검색 결과 노출 방식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구글은 광고 결과를 검색 결과와 구분해 별도 창을 통해 보여주지만, 바이두는 돈을 많이 낸 광고주의 광고 결과를 검색 결과 상위로 올려줘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알리바바와 자회사인 타오바오에서 바이두가 싼루의 부정적 기사를 빼주고 대형 광고 계약을 따냈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면서 더 커졌다. 바이두는 알리바바가 터무니 없는 비방으로 자사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법원에 고발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불편한 관계였던 바이두와 알리바바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알리바바는 최근 바이두가 자신의 텃밭인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입키로 한 것에 반발하며 바이두가 알리바바와 타오바오의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바이두의 웹크롤러(정보수집 프로그램) 접근을 차단했다. 알리바바는 구글 등 다른 검색엔진에 대해선 접근을 허용한다.

 알리바바 측은 “사기 판매자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검색의 질에 따라 다른 대응 방식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바이두를 통해 유입되는 트래픽은 질적으로 상당히 나쁘며 실제 구매로 연결되는 건수도 적다”고 말했다.

 나스닥 상장업체인 바이두의 중국 시장 내 검색 점유율은 64.4%로 구글(26.1%)보다 크게 앞서 있다.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87% 늘어난 3900만달러, 매출은 2배 늘어난 1억1700만달러였다.

  류현정기자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