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SW 소스코드 선공개` 논란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대해 디지털 전자제품의 핵심 소프트웨어 정보를 중국 당국에 공개하도록 강제화하는 제도를 신설할 예정이어서 국제적 논란이 예상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중국이 내년 5월부터 ‘IT시큐리티 제품 강제 인증제도’를 전격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증 대상에는 IC카드나 디지털 복사기 같은 보안 강화 제품 외에도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평판TV 등 일반 디지털 가전제품도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디지털 전자제품 수출 기업은 핵심 제어 소프트웨어 설계도 격인 소스코드를 중국 당국에 사전 제출해야 되며, 소스 코드를 이용한 시험과 인증기관 검사에 불합격될 경우 해당 제품을 중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된다.

 중국 정부는 이 제도의 도입 목적을 소프트웨어의 결함을 노린 컴퓨터 바이러스나 해킹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수출 기업의 입장에선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조치로 해석된다. 이 같은 인증제도가 도입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전혀 없는 데다 기업의 지적재산권이 중국 기업에 유출될 가능성이 있고, 디지털 기기의 암호기술이 중국 측에 노출될 경우 보안상의 위협문제가 제기돼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일본 경제산업성과 미국 통상대표부(USTR) 등은 이 제도의 철회를 중국 정부에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중국 소재 미·일·유럽의 경제 단체들도 중국 당국에 우려의 입장을 표명할 방침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제도 도입을 강행할 경우 국제통상 문제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은 다분하다.

 새 인증제도의 대상엔 소니가 개발한 비접촉 IC카드 기술 ‘페리나’와 디지털복사기, 서버, 등 암호기능이 포함되는 제품이 유력한 것으로 신문은 내다보고 있다. 일본 산업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인증제도를 도입할 경우 현재 중국 시장에서 1조엔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일본 전자제품이 인증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