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금융위기, 스마트폰 시장에도 `먹구름`

 월가의 금융 위기로 휴대폰 업계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미 주요 금융 기관의 잇따른 파산으로 월가 비즈니스맨들의 필수품인 고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로이터는 최근 미국 투자 은행들의 몰락으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적어도 수 만명의 ‘돈되는(profitable)’ 고객을 잃게 될 위험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 주지사는 “리먼브더러스의 파산 등으로 최악의 경우 약 4만명의 금융 기관 종사자들이 실직할 수도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블랙베리’로 큰 성공을 거둔 리서치인모션(RIM)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RIM은 지난 분기 블랙베리 560만대를 판매했으며, 신규 가입자의 40% 가량은 대기업 종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의 닐 모스톤 애널리스트는 “RIM이 금융 부문의 위축으로 인해 가장 많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팜이나 대만의 HTC, HP도 유사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세계 휴대폰 시장 1위 업체인 노키아도 최근 수년 간 모바일 e메일 시장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비즈니스폰인 ‘E-시리즈’ 판매에 공을 들였으나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지난 2분기 ‘E-시리즈’의 판매량은 200만대에 그쳤으며, 이는 노키아 총 휴대폰 판매량의 2%에 못미친다고 외신은 전했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이미 지속적인 국제 신용 경색으로 인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휴대폰 수요가 줄어들면서 치열한 점유율 확보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유럽·북미 등 포화 상태에 다다른 휴대폰 시장에서는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양상이다.

 이동통신업체들도 경제 상황이 악화되자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저가보다 고가 제품에 대한 보조금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전망에 대해 최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블랙베리볼드 출시 행사에서 짐 발실리 공동대표는 “아무리 경제 사정이 어렵다 하더라도 휴대폰을 포기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