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하드웨어 시장 출사표

  오라클이 DW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위해 샌프란시스코 오픈월드 행사에서 선보인 DB머신. 
  김유경기자 yukyung
 오라클이 DW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위해 샌프란시스코 오픈월드 행사에서 선보인 DB머신. 김유경기자 yukyung

 세계 1위 데이터베이스(DB)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이 하드웨어 판매 사업에 첫 진출한다.

 24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래리 앨리슨 오라클 CEO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오라클오픈월드2008’ 행사에서 “HP와 협력 아래 오라클의 데이터웨어하우스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HP오라클 데이터베이스 머신’을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오라클이 공개한 제품은 기존에 테라데이터·네티자 등이 판매해온 ‘데이터웨어하우스 어플라이언스(Datawarehouse appliances)’로, 오라클의 DB·오라클 엑사데이터스토리지서버와 HP의 서버를 단일랙으로 패키지화한 형태이다.

 제품 주문과 판매, 사후 지원은 오라클이 담당하며 HP는 자사의 장비에 오라클의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해 제작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래리 앨리슨 CEO는 “고객들이 오라클 데이터웨어하우스(DW)를 10배 이상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도록 특별히 고안된 고성능 스토리지”라고 설명했다. 가격은 65만달러이며 데이터 저장 용량은 168테라바이트이다.

 <뉴스의 눈>

 AP는 오라클의 이번 발표가 창업 31년 역사상 처음으로 컴퓨터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것으로, 원스톱 기업용 소프트웨어 판매업체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야망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DB 시장을 호령해온 오라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DW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기 위해 하드웨어 시장의 강자 HP와 손을 잡고 3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준비해온 프로젝트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오라클 측은 기업의 데이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고 있으나 이를 처리할 효과적인 솔루션이 부족했다며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기업의 데이터 저장 용량은 매년 30%씩 증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라클 DB를 사용하는 고객이 광범위해 새로운 DW어플라이언스가 차별화된다고 평가했다.

 오라클 챨스 로즈왓 제품개발담당 부사장은 “오라클의 새로운 어플라이언스에서 데이터마이닝 요청을 할 경우 분산된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기반에서 작업을 할 때보다 속도가 무려 28배나 빠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오라클의 하드웨어 시장 출사표에 대해 기존 업체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네티자의 짐 바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그럴듯한 패키지에 기존의 솔루션들을 담아 급조하는 것(slap together)만으로 성능을 높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이지자(Sageza)그룹의 클레이 라이더 애널리스트는 “오라클의 신제품은 매우 훌륭한 상품이지만 수요처가 한정될 것”이라며 “과연 얼마나 많은 업체가 이같은 용량과 성능의 DW 솔루션을 필요로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에 오라클이 HP에 ‘오라클 엑사데이터 스토리지 서버’를 독점 공급키로 하면서 IBM 등 타 하드웨어 업체들과의 기존 협력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귀추가 주목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