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콘텐츠 `불법 복제`에 신음

 디지털 음악 산업계가 불법 복제와의 한판 전쟁을 치른 데 이어 이번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계가 보안 결점을 비집고 들어오는 무료 복제 프로그램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아마존닷컴 등 대형 온라인 업체와 영화 제작사들이 비디오 콘텐츠를 활용한 수익 모델 발굴에 적극 나선 가운데 이 같은 소프트웨어가 산업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로이터는 영화 및 TV 프로그램을 인터넷상에 배포하는 어도비시스템스의 플래시 소프트웨어의 보안 결함으로 인해 사용자들이 아마존닷컴의 유료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콘텐츠를 공짜로 녹화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어도비 플레이어 설치 PC에 연결된 어도비 플래시 비디오 서버에 숨어있는 보안 결점으로 인해 사용자들이 아마존닷컴에서 유료로 제공하는 콘텐츠를 공짜로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닷컴이 이달 선보인 스트리밍 방식의 영화 서비스 ‘아마존VOD’는 어도비 플래시 기반으로, 2분 분량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시청한 뒤 구매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로이터가 테스트한 결과 애플리언테크놀로지스의 리플레이미디어캣쳐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아마존닷컴 등 어도비의 암호화 기술이 적용된 동영상 사이트에서 콘텐츠 녹화가 가능했다.

 빌 데터링 애플리언 CEO는 “어도비의 스트리밍은 사실상 암호화가 돼 있지 않다”며 “사용자들이 스트리밍을 녹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심지어 비디오 스트리밍 복제 방법을 단계별로 상세히 알려주는 사이트(www.tvadfree.com)도 등장했다고 전했다.

 아마존닷컴과 달리 스트리밍 도중 광고를 끼워넣어 무료 서비스를 실시하는 훌루닷컴(Hulu.com)과 CBS닷컴 역시 광고를 분리해내는 소프트웨어 탓에 고심 중이다.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업체인 와이드바인의 브라이언 베이커 CEO는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보호 기술 미비로 관련 산업 모델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비디오 스트리밍 복제 기술이 광고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비디오 산업에 치명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내놨다.

 제임스 맥퀴베이 포레스터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대다수 사용자들에게 비디오 스트리밍 복제 기술은 너무 어렵다”며 “파일공유 서비스인 비트토런트도 실사용자는 소수”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