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케이블TV에서 사용되는 셋톱박스와 수신제한시스템(CAS)의 진화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IPTV와 케이블TV 셋톱박스 기능을 하나로 결합시킨 하이브리드 셋톱박스가 개발돼 케이블TV사업자(MSO)들에게 구애를 보내기 시작했다. 또한 복수의 CAS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사이멀크립트(Cimulcrypt), 가입자가 선택하지 않은 서비스의 사용을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차단하는 다운로드블카스(DCAS) 개발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 주최로 3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막한 ‘KLabs 콘퍼런스 2008’에서는 MSO들의 최종 선택이 남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이 같은 빠른 기술 성장으로 ‘카스 국산화’가 성큼 다가왔음을 예고했다.
◇케이블과 IPTV를 모두 시청=이르면 내년 상반기 국내 케이블 시장에 하이브리드 셋톱박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하이브리드 셋톱박스는 케이블이 사용하는 무선통신(RF) 방식에 웹(WEP) 등의 IP 방식을 결합한 것으로, 예컨대 IPTV 서비스인 하나TV의 셋톱박스와 디지털 케이블 서비스인 헬로TV 셋톱박스를 일체화 시킨 것에 비유된다.
CJ헬로비전, 티비스톰, 디지털스트림테크놀러지 등 3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하이브리드 셋톱박스는 하드디스크(HDD)를 내장해 PVR 기능을 지원하고, 네이버 등 포털 초기화면을 TV에서 그대로 구현한 풀브라우징을 가능케 한다. 셋톱박스 예상가격은 대당 20만원 대 초반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고광성 티비스톰 팀장은 “기존 RF 방식이 아닌 D&P(Downloadable&Play) 등 IP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동시에 여러 사람이 고선명(HD)급 VoD를 즐길 수 있다”며 “이르면 내년 초 쯤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사업자(MSO)의 경우, 최근 급증하는 무료 VoD서비스는 통신망(IP)을 통해 제공하고, 프리미엄급 VoD 서비스는 안정적인 RF 방식으로 전송하면 된다.
◇케이블, 카스 국산화 성큼=케이블 카드가 아니라 방송망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받는 DCAS 상용화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이뤄질 전망이다. 알티캐스트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은 케이블 방송망으로 다운로드 할 수 있는 DCAS 솔루션을 공개했다.
이진호 알티캐스트 상무는 “현재 가정에서 사용하는 셋톱박스를 교체하지 않은 상태로 CAS솔루션을 다운로드 할 수 있다”며 “알라카르테도 손쉽게 설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케이블TV 카스 시장은 NDS가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으며, 토종기업들이 내년 케이블TV 시장 진입을 목표로 DCAS 개발에 나서고 있다.
임주환 디지털케이블연구원 원장은 “카스(CAS) 국산화를 내년 중점과제로 추진할 것”이라며 “DCAS, 사이멀크립트 등의 기술이 국산화를 앞당겨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CAS 시장은 2005년 34억달러에서 2009년엔 57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