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기업 대표는 외국에서 온 손님에게 한국 방문 기념 선물을 고민하다 한글로 디자인한 넥타이를 선물했다. 선물을 받은 바이어는 “디자인에 쓰인 게 문자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답다”며 감탄을 연발했다.
한글이 문자라는 개념을 넘어 돈이 되는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한글 조형은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고, 우리 민족 고유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어 최근 새로운 한류 상품으로도 부상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미니홈피·블로그 등을 개성있게 꾸미는 데 쓰이는 글꼴. 연간 글꼴 판매량은 100억원 가량에 이른다.
실제로 싸이월드는 매일 2만 5000개에서 3만개 정도의 글꼴을 판매하고 있다. 이에 싸이월드는 새로운 글꼴을 찾는 이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매주 3∼6종의 새로운 글꼴을 선보인다. 그렇게 쌓인 글꼴이 벌써 563종에 달한다.
한글 디자인 상품 전문 쇼핑몰인 산돌티움(대표 석금호)은 한글수제초콜릿이나 티셔츠·명함집·시계 등 매출이 올해 1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해외고객에게 제공하는 한국의 혼이 담긴 선물로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산돌티움은 서체개발 전문업체가 지난 5월 15일 세종대왕 탄신 기념일에 맞춰 문을 연 소핑몰이다. 그러다 보니 1000여종에 달하는 상품 가운데 70%가 한글 디자인 제품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는 아예 다음체라는 글꼴을 개발해 공개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중이다.
이처럼 한글 자체가 문화상품으로 주목받으면서 산업계에서도 한글 디자인을 실제 산업에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캐릭터협회는 6일 남산 애니메이션센터에서 ‘한글디자인과 문화콘텐츠산업’을 주제로 포럼을 열고, 한글 디자인이 문화콘텐츠산업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할 계획이다.
이수운기자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