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로봇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도대체 청소 로봇 말고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히트상품이 언제 나오냐는 식의 질문이다. 차세대 로봇이 성장산업으로 뜬다고 하고 국민의 기대도 큰데 로봇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없냐는 의미다.
산업용 로봇은 뚜렷한 시장 수요가 있지만 서비스 로봇은 그렇지 못하다. 가사 서비스와 교육, 보안, 엔터테인먼트, 보건 등 일상생활에서 로봇기술이 사용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 로봇을 제외하면 아직 일반인을 위한 상품으로 시장에 정착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사실 로봇인들은 지난 수년간 서비스 로봇 시장을 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로봇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체계도 잘 갖춰져 있다. 로봇산업을 향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언론매체는 거의 매일 로봇뉴스를 쏟아내고 각종 로봇대회는 어린이와 부모로 붐을 이루고 있다.
이제 로봇인들이 주변 환경을 탓하긴 힘들다.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무언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다.
우선은 소비자가 인식하는 로봇의 개념과 기업들이 개발하는 진짜 로봇제품의 간격을 좁히는 것이 시급한 일이다. 로봇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는 너무도 높은 반면에 로봇업계의 현실은 산업계의 자동화 수요를 따라가기에 버거운 실정이다.
서비스 로봇이 모든 가사노동을 대신할 것처럼 너무 부풀려져서 알려진 측면을 바로잡지 못하면 새로 나오는 국산 서비스 로봇은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 가사일을 돕는 서비스 로봇이 실용화된 것은 겨우 2000년대 이후의 일이다. 국민이 서비스 로봇의 기술수준이 초기단계인 점을 인정하고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그렇게 하면 로봇업계도 보다 현실적인 서비스 로봇제품을 개발에 속도가 붙고 관련 로봇시장도 활짝 열리리라 기대한다.
김원준 다사로봇 경영기획실 과장 wjkim@dasarobo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