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저작권료 인상으로 사지에 내몰렸던 미국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들이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PC월드·C넷 등에 따르면 최근 미 하원과 상원이 ‘인터넷 라디오 분쟁 해결과 관한 법률(Webcaster Settlement Act)’을 잇따라 통과시켰다. 기존 라디오 방송국들은 이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의원들을 상대로 최후까지 로비를 벌여왔지만, 이제 대통령 승인절차만 남았다. 부시 대통령도 법률을 무난히 승인할 것으로 보여 1년여를 끌어왔던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의 저작권 문제는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이 문제였나
그동안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의 저작권 요율은 미국저작권로열티위원회(CRB)가 정해왔다. 지난해 7월 CRB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 저작권료를 1곡당 8센트로 크게 올렸다. 더구나 매년 30%씩 인상해 오는 2010년 곡당 19센트를 내야 한다고 발표했다. 라디오 방송국들은 기존 방송국에 비해 2배 많은 로열티를 제공하고 있는 판에 또다시 저작권료를 인상하면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며 생사를 건 투쟁에 나섰다. 이번에 통과된 법률은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들의 저작권료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다만,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들이 CRB를 거치지 않고, 저작권자인 음반업체와 별도 협상을 통해 저작권 요율을 정할 수 있도록 보장하도록 했다.
전통 라디오 방송국들은 가뜩이나 청취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까지 범람하면서 매출 기반을 잃고 있었기 때문에 “인터넷 방송국은 청취자수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저작권 요율을 올리는 것이 맞다”고 주장해왔다.
◇ 앞으로 남은 과제는
이제 남은 문제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과 저작권자들의 저작권 협상이다. 두 진영은 내년 2월까지 협상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음반업체 이익을 대변하는 전미레코드협회는 의외로 법안 통과를 지지해 왔다. 이미 미디어 환경이 웹 기반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들이 달래서 저작권료를 극대화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들은 이같은 분위기만으로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판도라 설립자인 팀 웨스터그런 CEO는 “우리는 여전히 협상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