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럽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구글·야후 등 시장 선두업체들과 전면전을 겨냥한 포문을 열었다.
6일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MS는 파리(프랑스)·런던(영국)·뮌헨(독일) 인근에 인터넷 검색기술 향상을 위한 연구센터를 세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MS의 이같은 계획은 유럽경제를 향한 구애의 메시지이자 유럽 검색시장에서 크게 벌어져 있는 구글과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들 센터는 검색기술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이라는 기본 임무와 함께 모바일 기기, 동영상·사진 등 새로운 형태의 검색 기술개발에 초점을 둘 계획이다. MS가 해외에 검색기술 연구센터를 세운 것은 2년 전 중국에 이어 두번째이다.
스티브 발머 MS CEO는 파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는 시장에서 리더가 아닌 ‘유아기(infancy)’의 도전자지만 그만큼 무궁무진한 혁신의 여지가 있다”며 “이들 3개 센터는 수백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컴스코어에 따르면, 구글이 유럽 검색시장의 약 80%, 미국 시장의 60% 남짓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MS는 유럽 검색시장에서 가까스로 1%를 점유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선 지역 검색엔진에도 뒤처지고 있다.
발머는 또 “현 시점에서 투자는 힘든 결정일 수 있지만 경제가 어려울때 기술이 미래를 바꿀수 있다는 약속에 대한 믿음을 지켜야 한다”며 비중있는 투자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정확한 투자규모와 설립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유럽 규제당국과 윈도OS 시스템을 두고 접전을 치러온 MS가 유럽 검색기술 센터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유럽 검색시장은 구글·야후 등 시장 선도업체는 물론이고 각국 정부와 지역 검색업체까지 아우르는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야후 인수협상에 실패한 뒤 인터넷 검색능력과 광고수익 제고를 위한 다각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MS는 이번 센터 건립계획에 앞서 올들어 유럽내 검색업체와 가격비교 서비스 업체를 각각 1곳씩 인수했다.
야후도 최근 구글과 일부 검색능력을 나누는 협력모델을 구성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프랑스 그러노블에 연구개발(R&D) 콤플렉스 설립계획을 밝혔다.
취리히에 대형 엔지니어링 센터를 비롯해 몇몇 국가에 유사한 기구를 두고 있는 구글 역시 유럽에서 검색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은 러시아·체코 등 일부 국가에서 역시 지역 업체들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유럽검색 시장에서는 프랑스 쿠아에로(Quaero) 프로젝트, 독일 테세우스(Theseus) 등 각 유럽정부가 지원하는 검색기술 개발 지원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