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대학들은 학생 수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고자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 중이다. 하지만 단순히 양적인 팽창에 치중한 무분별한 외국인 학생 유치는 입학 후 관리뿐만 아니라 대학 발전 측면에서 자칫 많은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지난 10년간 국제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10만여명에 달하는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에 편중된 유학생 출신국의 비다양성, 자국 학생에 비해 높지 않은 외국인 학생들의 실력 등 문제에 직면하자 얼마 전 향후 10년간 해외 유학생 유치는 물론이고 유학생의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20개 중점 대학을 육성하고 출신국가를 보다 다각화하는 내용의 계획을 수립,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아시아권 출신의 외국인 유학생이 약 93%를 차지하고 있으며 또 지난 3년간 과연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져 왔는지에 대해서는 쉽게 긍정할 수 없다. 국내 대학의 수준을 세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글로벌 캠퍼스의 실현은 우리가 다음 10년 동안 반드시 추진해야 할 필수 과제다.
자랑은 아니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ICU는 캠퍼스에서의 영어 공용화와 전공 전 과목 영어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또 전 세계 93개 대학과 공동연구는 물론이고 복수학위와 교환학생 제도를 활발히 운영한 결과, 대학원생의 약 20%가 외국인 유학생이며 매 학기 학부생의 5%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이는 국제화를 위한 전교적 차원의 노력과 지원 그리고 교수, 학생들의 적극적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동안 동남아를 비롯한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 해외 각국에서 불었던 한류 열풍이 우리 한국의 이미지를 향상시켰던 것처럼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에서 쌓은 학문적 지식과 우리문화에 대한 이해로 보다 고급화된 한국의 이미지를 다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할 때다.
남희진 한국정보통신대 국제교류센터 초빙교수 heejinn@ic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