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이용자들이 이틀에 한번꼴로 받고 있을 만큼 스팸 문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휴대폰에 탑재된 ‘휴대폰 스팸 간편신고’ 기능이 이름 값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휴대폰에서 바로 ‘불법스팸대응센터’로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2달 이상 처리가 지연되는 등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가면서 전반적인 대응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출시된 단말기에 대부분 탑재돼 있는 휴대폰 스팸 간편신고를 이용하면 바로 불법스팸대응센터(www.spamcop.or.kr)에 접수가 되지만 신고자들이 길게는 몇달 이상 처리 결과를 통보받지 못하고 있다.
휴대폰 스팸 간편신고 기능은 지난해 초 이후 출시된 단말기에 대부분 탑재돼 있는 기능으로, 스팸문자 수신 후 내용을 확인하는 상태에서 메뉴를 선택, 바로 신고가 가능하다.
지난 7월 말 대출 문자 광고에 대해 스팸 신고를 했던 직장인 박 모씨(34)는 “현재까지도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면서 “불법스팸대응센터 홈페이지에서 처리 결과를 조회해도 ‘처리중’이라는 메시지만 계속 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해 불법스팸대응센터에 신고된 휴대폰 관련 스팸은 총 217만6287건이었는데 중앙전파관리소의 과태료 및 수사 의뢰 처분, 불법 스팸 과금 중지 등을 통해 처리완료된 비율은 7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신고 결과를 받을 경우에도 미진한 부분이 있다. 스패머가 해외에서 서버를 운영하고 있을 경우 정확한 신원 및 소재파악이 곤란하다는 이유로 별 다른 조치 없이 종결 처리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스팸 문자 신고 처리가 지지부진 한 이유는 전문 인력 부족 때문이란 진단을 내려놓고 있다.
현재 불법스팸대응센터에는 10명에 불과한 인력이 e메일 및 문자 등 스팸 전반에 대해 모두 다루고 있다. RBL(Real-time Blocking List) , SPF(Sender Policy Framework) 등 스팸 관련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발신자, 방식 등 스팸의 성격 분석과 방송통신위원회 등 규제기관으로의 이관, 피해자 처리 등 전반적인 사안을 총괄해 다루고 있다.
불법스팸대응센터 임재명 팀장은 “인력이 한정돼 있는 만큼 신고가 많이 들어온 스팸부터 처리하고 있다”면서 “스팸 종류마다 처리 방법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황지혜기자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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