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새로운 개념으로 여겨지던 ‘컨버전스(융합)’는 이미 시장의 확고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통신과 방송, 금융, 교육, 유통, 자동차, 의료 등 모든 분야에서 활발한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는 등 컨버전스의 물결은 우리의 생활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컨버전스의 물결은 도시개발 영역으로까지 확산돼 유비쿼터스 기술과 건설산업의 결합을 통해 u시티라는 새로운 도시 개념을 탄생시켰다. u시티는 건축, 환경, 주거, 교통, 교육, 의료, 문화 등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영역의 결합을 내포하고 있는 개념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u시티는 단순히 건축과 기술의 컨버전스를 뛰어넘어 모든 영역 간 컨버전스의 집합체, 즉 ‘메가 컨버전스’라 새롭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컨버전스의 기본적인 특징을 통해 메가 컨버전스인 u시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첫째, 컨버전스가 각 영역 간의 결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듯이 u시티 역시 도시 내 여러 기능의 통합을 거쳐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u시티에서는 도시통합운영센터를 통해 기존 도시에서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도시 행정 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운영된다. 각기 다른 영역에서 존재하던 데이터베이스가 서로 통합, 연결되면 보다 효율적이면서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둘째, u시티는 서로 협력해 참여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상생의 컨버전스가 돼야 한다. 컨버전스는 필연적으로 산업별 고유 영역의 충돌을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어느 한 참여자가 자신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참여자의 희생을 강요하게 되면 영역 간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라는 당초의 취지를 벗어나게 되고 결국 컨버전스의 실패를 초래하고 만다. 성공적인 u시티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해당 참여자가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컨버전스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곧 민간사업자와 행정기관, 중소기업과 대기업, 공급자와 사용자 등 컨버전스 참여자 모두의 상생을 의미한다.
셋째, 메가 컨버전스는 공급자 중심이 아닌 사용자(엔드 유저) 중심의 결합이어야 한다. u시티의 궁극적 목표는 도시 거주민의 행복이다. 아무리 영역 간의 결합으로 최첨단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더라고 실 거주민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각 영역 간의 이해관계, 구축의 단가, 구축 용이성만을 고려해 u시티가 조성된다면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사용하는 거주민은 별다른 효용을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u시티는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개발돼야 한다. 컨버전스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기존 산업들이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u시티 역시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이 전제돼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모든 분야의 결합으로 도시민에게 행복한 삶을 제공하는 u시티야말로 컨버전스 시대의 궁극적 지향점인 메가 컨버전스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현재 중앙정부를 비롯, 각 지자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u시티 구축 사업은 u시티가 내포하고 있는 컨버전스의 특징과 그 지향점을 고려해 추진돼야 한다. 그리고 어떤 형태의 컨버전스가 일어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u시티의 궁극적인 목표인 거주민의 행복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임규관 SK텔레콤 u시티 추진그룹장 kklim@sktelecom.com